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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는 것

2025년 9월 15일 월요일

by 손영호

가족들과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에 ‘착하다’라는 표현이 아이들 입에서 여러 번 나왔다. 아이들에게 착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다. 중학교 1학년인 막내가 말 잘 듣고, 잘 참고, 화내지 않는 것이 착한 것이라고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착하다는 표현을 많이들 사용하는가 보다. 예전 어른들은 아이들이 말 잘 듣고, 인사를 잘하면 착하다고 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런데 착하다는 표현은 칭찬일까? 아니면 사람은 착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사회적 강요일까?


착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꼭 착해야 할 필요는 없다. 어른에게만 인사를 잘하거나, 할 말이 있는데 하지 못하는 것, 무조건 참는 것 등은 바람직하지 못하기에 그렇다.


나는 아이들에게 착하다는 개념이 아닌 훌륭함을 말한다. 올바른 가치관, 냉철한 이성, 감정 통제, 매너, 성장과 발전, 공헌과 헌신 등 훌륭한 삶을 위해 필요한 내용들을 강조한다. 사람은 착해서가 아니라 훌륭한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기에 그렇다.


착하다는 것은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의 차원이고, 훌륭하다는 것은 삶의 독립립성과 주체성을 확보하는 차원의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착하다는 표현보다는 훌륭하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모두에게 유익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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