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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쓰지 말아야 한다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

by 손영호

언젠가부터 내가 가끔 명령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고, 그런 내 모습이 매우 거슬리기 시작했다. 사람에게 명령어를 쓴다는 것은 일종의 강압적 행위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예수님은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했다. 칼은 힘과 폭력을 의미한다. 폭력은 물리적으로 힘을 가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말이나 행동으로 공포스럽거나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폭력에 해당된다.


누구나 힘과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폭력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생각보다 만연하다. 가정, 조직, 공공장소 등 사람이 함께하는 곳에는 어디나 폭력이 존재한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의 행동이 폭력에 해당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그런 행동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도 큰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힘과 폭력에 의지하는 습관을 버릴 수 있을까? 자신의 내면과 주위를 돌아보면 그 답이 나온다. 힘과 폭력이 있는 곳에는 상처와 갈등 그리고 불행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바로 그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아울러 인간은 대화와 설득, 협상과 타협, 관용과 용서, 절제와 기다림이 가능한 이성적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올바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길이 넓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해 본다.


옳은 길을 가는 과정은 늘 고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길 위에 기쁨과 보람 그리고 행복이 있고, 바로 그 길 위에서 사랑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그 길을 걷는 것이고, 계속 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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