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9일 목요일
카인의 세상에 태어나 또 하나의 카인이 되었다. 세상의 중심이 되려 하였고, 폭력과 착취의 삶을 살았다. 삶은 황폐해졌고, 생명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생명은 죽음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나는 왜 카인이 되었는가?"
그것은 그의 선택이 아닌, 피의 흐름이었다.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강물의 흐름과 같은 거대한 혈류(血流)였던 것이다.
선택이 아니었다면, 그에게 그 어떤 책임도 없는 것인가?
그 책임은 온전히 그의 것이 되어야 했으며, 그에게 그 책임을 거부할 명분은 없었다. 그것은 그 자신은 물론, 그로부터 이어질 모든 생명에 대하여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임이었기 때문이다.
카인의 세상에 태어난 그는 또 하나의 카인이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되었다. 죽음 속에 피어나는 꽃, 황폐함 속에 맺히는 열매가 되기를 바라며, 혈류(血流)를 거슬러 나아가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