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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Feb 09. 2024

부자(富者)

2024년 2월 9일 금요일

얼마 전 학원에서 둘째 아이를 픽업해서 오는 길에 아이가 어떤 친구네의 차는 오픈카이며 너무 고급지고 멋있다며 우리도 차를 바꾸면 안 되냐고 물었다. 우리 차는 영국 주재원 시절 중고로 구입한 차이며 올해 16년 차로 사실 오래되기는 했다.


경제적으로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면 이미 새 차를 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까지 잔고장이 거의 없고 세금이나 보험료 등 비용 측면에서 경제적이며 차에 돈을 쓰기보다는 투자를 통해 수입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굳이 다른 차로 갈아타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아이에게 네가 원하면 개조하여 오픈카로 만들어주겠다며 웃으며 넘어갔다.


가끔씩 아이들이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할 때면 너희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중에 원하는 삶을 살라며 말해주곤 했다. 그러나 나의 이야기가 교육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자(富者)에 대한 개념에 대하여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 아내 그리고 큰 아이와 함께 집 근처 카페에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아이에게 어떤 사람이 부자(富者)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아이는 지체 없이 돈이 많은 사람이 부자(富者)이며 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며 답이 뻔한 질문이라는 듯 이야기하였다.


나는 부자(富者)의 요건으로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독립적이며 책임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필요한 것을 스스로 충족할 수 있어야 하며 가정과 사회에서의 경제적 측면의 책임을 다 할 수 있다면 기본적인 부자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 설명하였다. 아울러 경제적 측면에 있어 그 독립성과 책임 수행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경제적 수단이나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두 번째로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 단지 돈을 버는 것을 넘어 그 일을 통해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면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할 나위 없이 완벽한 조건이라 생각하며 보람은 일 자체에 대한 보람뿐 아니라 그 일을 통해 축적한 지식이나 부()를 보람된 일에 쓰는 것도 포함된다고 내 생각을 전했다.


셋째로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부자(富者)의 요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하여 정신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 즉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바르고 가치 있게 살아가려고 늘 노력하는 사람이 부자(富者)가 아닐까 생각하며 그래야 자신은 물론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고 주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을 더했다.


이 내용들은 내가 생각하는 부자(富者)에 대한 개념일 뿐 아이들에게 아직 와닿지 않는 내용일 것이며 아이들은 살아가면서 스스로의 개념을 잡아나갈 것이다. 단, 나의 생각들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내용을 정리하고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큰 아이와 막내가 거실에서 퍼즐을 맞추면서 명절 때 받는 세뱃돈이 다른 친구들에 비하여 현저히 적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으니 웃음이 난다. 부디 아이들의 마음에 부(富)에 대한 개념이 올바르게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마태복음 4: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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