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 교사의 인권침해(?) 이야기
교사들은 그저 학부모가 문제 삼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최종 허가 하지 않는(혹은 않을 예정인) 생활지도의 불가능성을 이전 글에서 다루었다. 요즘은 사례가 점점 쌓여서 다행이다.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갔지만 무혐의로 풀려난 사례말이다.
"수업 시간에 우리 아이하고만 눈을 안 마주칩니다."
(이건 그냥 기분탓이었다. 기분탓을 어떻게 증명했냐고? 그 반 학생 전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해당 학생의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여 피해 학생이 여럿이고 목격 학생도 많았다. 어쩔 수 없이 해당 학생을 제외한 그 반 전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 과정이 해당 학생에게 수치심을 주었기에 아동학대 중 정서학대라는 결정이 나왔다. 학폭 조사 과정의 비현실성은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다.)
"다른 아이들은 핸드크림을 발라주는데 우리 아이만 안 발라줍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피부가 건조하고 트는 학생들이 있다. 교사는 좋은 뜻으로 핸드크림을 비치, 원하는 학생만 아침에 등교한 뒤 바르라고 안내했다. '우리 아이'는 단 한 번도 바르지 않았다. 억지로 바르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수업 시간에 물을 못 마시게 합니다."
(수업시간이래봤자 고작 40분이다 -_-;; 나도 1학년 담임을 할 때 수업 시간에 물(정확히 말하면 얼음)을 못 먹게 한 적이 있다. 1학년 학생들은 정말 조금만 더우면 바로 찬 물과 에어컨을 찾는다. 그래서 얼음물을 싸오는 학생이 90%를 넘는데, 문제는 수업 시간에 얼음을 꺼내려 물통을 헤집고 ,탈탈 털다 쏟아지고, 조심스럽게 성공하였어도 입 안에서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계속 나고, 옆에 있는 학생은 그걸 또 못참아서 뭐라 하다가 결국 선생님을 부르고...... 결국 비염에 안 좋고 치아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얼음 빼고 물만 싸오라고 안내했다.)
"선생님이 우리 아이에게 무섭게 소리를 지르고 혼냈습니다."
(무섭다는 기분이나 감정은 지극히 주관의 영역. 소리를 질렀다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초등학생은 지적이나 주의와 혼냄을 구별하지 못한다. 운동장에서 실내화신고 축구하는 학생을 여러 차례 불렀으나 듣지 못하여 소리를 크게 질러 불러다가 신발로 갈아신고 운동장에 들어가라고 지적했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교사가 무섭게 소시를 지르고 다른 애들 다 보는 앞에서 자기만 혼낸 것이 된다.)
이런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아동학대 결정으로 징계와 처벌을 받은 교사들의 사례도 있다. 최근 4~5년 동안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관련 연수를 매년 듣고 있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어렵다. 그냥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된다는 말만 듣는 것 같다. 베테랑의 조태오가 가라사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고 하였다. 교사들은 그저 학부모가 문제 삼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하루하루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