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쏘울푸드
요즘엔 술안주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양념 닭발을 먹기도 하며 배달음식으로 즐겨 찾는 일반적인 음식이 된 양념닭발..
물론 지금까지도 그 모양새 때문에 물론 호불호가 있는 음식이긴 하지만
내가 어렸을 적엔 술 좋아하는 아저씨들 말고는 별로 먹어본 사람도 없고 생소한 음식이었다.
동네 포장마차나 선술집에서나 파는 정도의 메뉴라고 할까? 물론 술안주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엔 냉동 양념 닭발에서 무뼈 닭발까지 다양하게 나와있어 생소하진 않은 음식이 되었다ㆍ
지금부터 나의 쏘울푸드 양념 닭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4남매를 키우던 나의 엄마는 음식솜씨가 워낙 뛰어났으며 아침마다 방송해 주는 요리프로그램들로 신메뉴를 접수했다. 그 결과 단순하고 값싼 식재료들로도 물론 비싼 재료들은 빼는 것이 부지기수였지만 ,여러 신메뉴를 밥상에 오르게 하는 뛰어난 재주를 갖고 계셨다
그땐 서민음식인 계란도 비쌌으니 고깃값은 상상에 맡기겠다.
그래서 간혹 시장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닭부위들을 가져다 아주 맛있게 요리해 주시곤 하셨다
그중에서도 난 양념 닭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닭발은 내가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어려운 존재임에 틀림없었다 .누구나 짐작이 가능하듯 초등학생 3학년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다
물론 엄마가 노란 닭발 껍질을 벗기는 것조차 보기도 아주 힘겨웠다
어떻게 저 징그러운 것을 먹는단 말인가
엄마는 어떻게 저런 닭발을 손에 쥐고 달발톱을 제거하고 껍질도 벗기고 저런 잔인한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ㆍ엄마가 아무리 맛있게 요리해도 난 먹지 않을 거야 하고 다짐했었다ㆍ
손질이 끝나고 하얀 닭발이 맛깔나게 떡볶이 양념처럼 입혀지면 어쩔 수없이 본능적으로 군침이 넘어갔다
하지만 어떻게 갓난 아기손 같은 닭발은 손에 쥐고 먹을 수 있단 말인가?
난 절대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언니들이 먹는 모습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저녁 납랑특집으로 전설의 고향에서 구미호가 방영되던 때였다
엄마는 좋은 묘안을 내놓으셨다.
닭발을 먹기가 징그러우니 불을 끄고 전설의 고향을 보며
깜깜한 데서 닭발을 먹는 것은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난 재미 있을거 같았다ㆍ하지만 그렇다고 닭발을 쉽게 먹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대망의 전설의 고향 구미호 방송 되던날이 되었다.
더운 여름밤 우린 비장하게 불을 끄고 티브이를 틀었다.
그리고 빨갛게 양념된 닭발을 손에 쥐고 드디어 먹기 시작했다.
물론 빨간 양념과 쫄깃한 닭발은 더할 나위 없이 맛이 있었다.
중간중간 발목에 있는 살도 먹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 4남매는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양념닭발계에 테이프를 끊었다.
그리고 그해 여름 전설의 고향의 납량특집이 종영될 때까지
쭈욱 우리들은 저녁마다 닭발을 먹었다.
그리고 가끔 학창 시절 때 친구들에게 난 닭발 좋아한다고 하면 친구들의 얼굴이 일그러젔고
그 이후 난 한동한 그 얘기는 하지않았다.
훗날 언니가 내게 말 한적이 있었다ㅣ
그때 우리 여름에 닭발 많이 먹었잖아? 꼭 그때 닭발이 아기손 같지 않았어?
하며 마구 웃었다.
난 되묻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싫은내색 없이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있었냐고?
하지만 지금도 물론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웬만큼은 대중화가 된 음식 닭발!
난 이제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 난 닭발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