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은 뭐 하는 곳인가? 물론 식사하는 곳이다.
밥을 먹으며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더욱이 불특정다수가 모여있는 구내식당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오늘 나는 들었다, A와 B의 대화를.
A가 말했다. "J말이야. 그 앤 밥을 정말 조금 먹어."
B가 대답했다. "그래? 아니 왜 그래?"
다시 A가 말한다. "몰라, 아무튼 거의 안 먹어."
이어 B가 다시 말한다. "엄청 말랐잖아."
그 다음은 잘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가 정상적인 대화가 아닌 건 안다.
그들은, 가십의 소재로 누군가를 끌어내고 두들겨대는 중이었다.
그날 오후 내내 B의 '왜 그래?'가 귓가에 남아, 나 역시 여러 번 J를 떠올렸다.
직접적으로 외모비난을 한건 아니지만, 누군가를 향해 ' 저 사람은 못생겼어'같은 말을 상대가 직접 듣도록 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던 그들의 대화. 사실, J는 외모가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키가 크고 여리여리하게 마른 편. 많이 먹지 않는 건 나도 예전에 보아서 안다.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면 음식이 안 넘어간다고 했었다. 적게 먹거나 많이 먹거나 모두 개인의 성향일 뿐.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다고 여겨지는 타인에게 호의보다는 이질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면 반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수 있다. 마음과 생각은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까. 그러나 입 밖으로 나오는 말에는 책임이 따른다.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대화는 질투였을까?
인생은, 특히 살아보지 않은 타인의 인생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 마치 가보지 않은 길과 같다.
자식은 아직 되어보지 못한 부모의 마음을 알 길이 없으며,
부자는 가난한 자의 '가난'을 느낄 수 없다.
잘난 자는 못난 자의 '자격지심'같은 건 모를 것이고.
사랑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달콤함이란 다른 곳에 있다고 믿을 것이다.
또한 누군가의 신임을 받아본 적 없는 이는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따뜻해지는 일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 각자는, 서로를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사이엔 틈이 있고 거리가 있고,
그 틈과 거리를 메우고 좁히거나 아니면 그대로 두거나,
이 또한 각자의 선택일 뿐이다.
'나와 다른 건, 나쁜 게 아니라 그냥 다른 것이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타인을 적어도 부정하지 말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 '
이런 말이, 과연,
이미 너무 오래 살아버린 어른들에게 할 말인가 하는 생각을, 구내식당에서의 '그들'을 떠올리며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