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 화장, 자연장.

아이와 함께 잘 보내준 걸까.

by ogi

미리 이야기를 해뒀기 때문인지, 아이는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별다를 것 없이 잘 있어주었다. 슬픈 기색도 없었고.


그런 걸 알기에는 어린 나이니깐. 아이는 다행히 감정의 폭과 깊이가 어른만큼은 아니기에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침 일찍부터 이동도 많고 기다림도 많은 일정이기에 아이가 볼 책도, 가지고 놀 것도 챙겼다.


운구차에 타고 가는 동안, 어디로 가는 것인지 뒤에 아빠가 들어있는 나무상자가 있는 것인지도 물었다.


화장장에 도착하자 대기를 해야 했고,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와 나, 내 동생은 가지고 온 블록으로 시간을 보냈다. 장례식도 중요했지만, 아이가 모든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길다고 생각되었다. 화장을 마치고 유골함을 가지고 다시 자연장을 하는 곳으로 왔다.


호스피스병동에서 남편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하자, 시부모님은 나에게 남편의 마지막 장소를 알아보고 선택하라고 하셨다. 아이와 가기에 좋은 곳으로 말이다.


대부분은 납골당이었고 아이가 가기에 좋아 보이는 곳은 없었다. 아이와 함께 가기에 이상한 느낌이 아닌 곳을 찾고 싶었다.

그러다가 남편과 지나다니면서 보았던, 근처의 한 곳이 갑자기 떠올라 찾아가 보았다. 일단은 아이와 가기에 조경이 예뻤고, 정원도 있었고, 가까웠다. 언제까지 우리가 여기에 살 것인지는 모르지만 당분간은 있을 것이고, 아이나 나에게도 찾아갈 곳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자연장을 하고 싶었다. 그건 남편의 뜻에 따르는 게 맞겠지만, 차마 묻지 못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남편에게 너는 네가 죽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라고 물을 수가 없었다.

긴 병동생활은 아니어도 병원에 갇힌 것 같고, 병원을 돌고 돌다가 죽을 것 같다던 그의 이야기가 걸려서도 유골함에 가둬두고 싶지 않았다.

그냥 훌훌 보내주고 싶었다. 그래도 시부모님의 뜻도 중요하니 여쭤보았다. 조금 놀라신 듯했으나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해주셨다. 아이와 가기에만 좋다면 되었다 하셨다.


화장장에서 유골함을 가지고 1시간이 넘게 이동했는데도 유골은 온기가 가득했다. 신기했다. 입관식을 하며 느꼈던 냉기가 온기가 가득해 돌아왔다. 아이와 나 부모님 친지, 친구 누구든 원하는 이들이 남편의 유골을 조금씩 나누어 뿌렸고 물을 따라 흘러갔다. 무엇하나라도 남기고 쓰고 싶으나 아무런 기억이 없다. 그 순간 느꼈던 그 무엇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이제는 다 끝났냐고 물으며 안아달라고 보채던 아이를 안아주고, 오래 버텼다 싶었다.


장례식을 그렇게 마치고 집으로 아이와 나, 내 동생과 함께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그렇게 횅할 수가 없었다. 남편은 그동안 병원에 있는 시간이 많았기에 집에는 아이와 둘이 있는 게 꽤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분명 달랐다. 존재가 이제 떠나고 없다는 것을 치르고 왔기 때문인지 공간이 크게 비어 있다고 느껴졌다.


동생이 멀리서 와준 것이 정말 고마웠다. 장례식을 마치고 아이와 나 단 둘이서 들어왔다면, 이걸 어떻게 버텨냈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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