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다음 상실은 좀 더 익숙해질까

by ogi


남편의 암 진단 전에는 아직은 나와 죽음은 큰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날들이다.


그저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하고 막연히는 생각해 봤을지 모르나, 이렇게 가까이에 죽음이 있는지는 몰랐다.


당하고 보니, 겪고 보니 이제 시작이지 나는 앞으로 상실을 계속 경험하고, 나도 누군가의 곁을 떠나게 될 거라는 걸 느꼈다.


다만 그래도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덜 슬프도록, 놀라지 않게 순서대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당장 친정 아빠만 해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동생이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동생에게 적어도 이번 해에 또 상을 치르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사람의 힘으로 되는 건 아니니 놀라지 말자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도 아빠도 남편도 헤어짐을 준비할 시간이 있어 감사하다고 느낀다. 적어도 그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줄 수 있다는 것으로도 감사하다.


상실의 경험에 경중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때로는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기도 한다. 나는 자녀의 죽음과 사고로 갑작스럽게 떠나는 죽음이 가족들도 제일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나마, 그나마 나은 게 아닐까 라며 그들보다는 덜 고통스러울지 모른다고 생각해 본다.


우리는 병원을 오가며


나는 남편에게 나를 많이 사랑해 주어 고마웠고, 내가 너에게 표현이 부족하여 때로는 상처를 줬다면 미안하다고 하였다.


남편은 나를 더 사랑하고 같이 늙어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떠나는 자신을 슬퍼했고, 나에게 먼저 가게 되어 미안하다고 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보니 이것만으로도 많은 위안이 되었다. 서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받았고, 죽음이 가까움을 알고 서로 헤어질 때를 받아들이고 준비한 것만으로도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진 느낌이다.


아이에게는 차마 하지는 못한 말이라, 아이에게 대신 전해주기도 한다.


아빠가 너를 많이 사랑했고, 항상 함께 했고, 클 때까지 같이 지켜주고 같이 지내고 싶어 했지만 아빠가 그러지 못하고 먼저 떠나서 미안하대.


라고 말하니, 놀란 눈으로 아빠를 만났냐고 묻는다.

아빠가 죽기 전에 너한테 전해달랬어.라고 하니

그랬어? 라며 "아빠 보고 싶다"라고 말한다.



아이는 하루에 한 번 이상 아빠를 말하며 보고 싶다고 한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말을 해주어야만 할 것 같아,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엄마도 아빠 보고 싶어라고 대답한다.



이제는 친정 아빠와도 몇 번이고 해야겠다 싶었다.

아빠 사랑해. 상처를 줬다면 미안하고, 나를 사랑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언젠가 헤어지더라도 나는 영원히 아빠를 기억할 거야. 안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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