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에 대하여
요즘 대학원에서 내가 참 손톱 때만큼도 아는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운이 좋게도 난 인생을 살면서 큰 실패라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고,
원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교사가 된 뒤에는 아이들에게 "틀려도 괜찮다"라고, "틀리면서 배우는 거다"라고 말하곤 했지만 그게 정말 내 경험에서 우러나왔던 이야기인가?
생각해 보면 그렇지는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학창 시절에는 틀릴수록 선생님이 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었고, 난 선생님이 되어야 했으니까.
'틀리면서 배운다.'
이걸 대학원에서 처음 경험하며 겸손해지고 있는 28세의 나.
어떻게 하면 겸손해질 수 있어?
GPT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겸손해질 수 있냐고.
1번부터 5번까지 모두 중요한 이야기지만 일상적으로 이걸 의도적으로 실천하기는 쉽지가 않다.
이걸 실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는 경험.
학생으로 돌아가는 경험인 것 같다.
내가 서툴다고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회다.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니까.
생각의 변화 이전에 행동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다.
'모르는 게 당연하지'라는 말보다 경험적으로 느꼈을 때 그 효과가 더 커진다.
어제는 유난히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다.
"괜찮아, 모르는 거 당연하지" 하고 진심을 담아 말했던 적이 있었나.
조금 더 천천히 설명해 줄걸.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 아이들이 그때 했던 말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이건 잘 모르겠어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교실로 언제 돌아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은 배움의 한가운데에서 '모름'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막막함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가는 힘이 되길 바란다.
진심을 담아 정답보다 여유를, 속도보다 온기를 먼저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는다.
우린 늘 조금 늦게 깨닫고, 그만큼 더 다정해지는 사람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