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운세 보기_총정리 I

자신의 운명은 바뀔 수 없다. 지금은 그렇다.

by 무상행

(여기 글은 운세와 관련된 것을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니, 관련 종사자 분들은 무시하세요)

(여기에 '신'은 종교의 신과 무관함)

세상에는 고민남, 고민녀가 너무 많다.

운세 보기에 소원을 말한다.


제발 제 눈 붓기든 살이든 다시 다 빠지고 커지게 해 주세요. 제발, 제발요. 다시 눈이 커지게 해 주세요.

친구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제가 제 일에 집중하여 1달을 버텨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

평균 40점만 넘게 해 주세요, 모든 신님.

제발 아이콘 마테우스 8 카 성공해서 145조로 행복피파 하게 해 주세요. (주: 인터넷 게임 관련)

옆집 할머니가 장날 사 온 강아지 탱구가 나만 보면 짖고, 너무 따라다니며, 심하게 장난쳐요.

남편이, 자식이 너무 말을 안 들어요. 내가 한 사흘 가출할까요?

너 떠나고 이곳은 잠겨, 눈물로... 날 너무 사랑했던 넌 어디로 흩어졌는지.

[지금, 당신의 소원은?]


운세 보기에 들어온 사람들의 소원 혹은 바람이 너무 많고 다양하다. 이렇게 사람들이 바라는 것도 많았구나. 그리고 신이 모든 소원을 들어주기에는 너무나 벅찬 요구 사항들이 있다. 신들은 요즘 유행하는 인터넷 게임도 알아야 한다. 어찌 보면 신(종교 아님) 들도 극한 직업 종사자다.

그러나 어떤 신이라도 신은 온화하고 너그럽다.


그럼 어떻게 사람들은 이 어려움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이겨낼 수 있을까?

먼저, 소원이란 것은, 혼자서 냉정히 살펴보면 답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노력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생활 습관을 바꾸기만 해도 해결될 것들도 보인다. 물론 위의 강아지 탱구 같이 답이 없는 대상도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항상 일의 결과에 일찍 알고 싶어 한다. 자신의 운세나 운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스스로 운세 보기를 원하여 역술인(철학관 혹은 법사)이나 무속인(꽃도령, 선녀, 보살)을 찾아 사주를 묻는다.

무속인과 역술인의 차이는 신내림을 받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이다. 무속인은 신내림을 받고 운세를 봐주는 사람을 말한다. 의뢰인의 사주에 따라 굿이나 부적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는 서로 간의 신뢰 문제이다.

(사실 철학은 고대 그리스어 '필로소피아'에서 유래했으며, 세계와 인간에 대한 보편적 질문과 탐구를 다루는 학문으로, 존재, 지식, 가치, 정신, 언어 등을 주제로 한다. 여기에서 우리의 철학관은 점집이다)

사주

우선 사주란 나의 인생 지도나 참고서 정도 생각하면 된다. 태어난 생년. 월. 일. 시 4개의 기둥을 말하여 기둥 주柱를 써서 사주라 하고, 하늘 4글자 땅 4글자 합이 8개의 한자를 팔자라고 한다. 그래서 사주팔자(년. 월. 일. 시)이다. 사주의 결대로 사는 사람들이 있고, 어긋나게 사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 결을 맞추고, 기복 없이 흉함을 피해 가고, 길과 복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사주를 본다. 사주풀이 자체는 무당이 아니더라도 관련 공부만 한다면 가능하다.

점占

점이란 팔괘ㆍ육효ㆍ오행 따위를 살펴 과거를 알아맞히거나, 앞날의 운수ㆍ길흉 따위를 미리 판단하는 일을 말한다. 신점神占은 신내림을 받은 무당만 볼 수 있다. 신의 말을 점을 보러 온 손님에게 대신 전달하는 방식으로 점사가 이뤄진다. 따라서 점사는 무당이 신령의 힘을 빌려 즉, 접신接神으로 신과의 영혼이 통하여 길흉화복을 점치는 행위를 지칭한다.

접신接神.

나의 것은 없다.

나의 시간도 공간도 없다.

나의 모든 것이 신의 것이다. 나의 운명도 신의 것이다.

어차피 나의 사랑도.


어려운 팔괘ㆍ육효ㆍ오행 따위를 몰라도 사주풀이를 알면 철학관을 운영할 수도 있다. 이때 필수 조건은 눈치가 백 단이어야 하고, 임기응변이 뛰어나야 한다.

그리고 점집에 점 보러 갈 때 신령님을 모시는 무당에게 기본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양말 착용은 필수이며, 짧은 반바지나 치마는 피하여야 한다. 상담 시 자세를 바르게 하고, 무당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삐딱하게 앉아 말에 토 달지 말라는 것이다.




점(운세)을 보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사주풀이, 관상, 비결, 성명학, 별자리, 카드(화투, 타로, 트럼프 등) 등, 내가 알기로도 열 가지가 넘는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또 수많은 이용 방법이 파생된다. 천천히 살펴보자.

먼저, 점을 보는 방법 중 스스로 타고난, 인체라는 대상을 통해 점을 보는 방법이 있다.

얼굴을 보는 것이 관상이며, 이 관상학에서의 각 부분은 머리와 이마, 눈과 눈썹, 코, 입과 인중, 귀, 점, 피부 등 다양하다. 생김새로 사람의 성격과 기질을 파악하는 점占이다. 요즘 관상을 볼 때 흔히 일어나는 혼란은 성형의 유무이다. 이것 또한 나름대로 대책이 있다. 점이 안 맞다면 성형을 핑계 대면 된다.

발의 생김새로 운수(運數), 길흉(吉凶) 따위를 판단(判斷)하는 족상足相이 있다. 조금은 특이해야 관심을 끈다. 족상을 보기 위한 자료는 병원(정형외과)에 있는 발 해부도를 뒤에 걸어 놓으면 신뢰가 가고, 손금 보기 자료도 옆에 펼쳐 놓으면 더 있어 보인다. 세상에 그저 되는 것은 없다. 준비와 공부는 필수이다.

참고로 우리 몸에 있는 뼈의 1/4이 발에 있으며, 레오나르 다빈치는 발은 인체의 걸작이라고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발바닥은 손바닥과 얼굴과 더불어 감각신경원이 제일 많다.



다음으로 운세 보기는 할 말이 많은 손금 보기다. 손금 보기는 손바닥의 선과 주름을 통해 성격, 건강, 운명을 해석하는 관상술이다. 이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여기에서는 인생살이를 하면서 경험으로 알고 배운 것을 토대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손금 보기는 우리에게 은근히 친숙하며, 경험도 많을 것이다. 예전에는 맘에 드는 이성에게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이 손금 보기이니, 어릴 때부터 손금의 감정선, 두뇌선, 생명선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운이 좋으면 처음 보는 이성의 손에 의학에서 환자의 몸을 손으로 만져서 진단하는 촉진觸診 법도 사용할 수도 있다. 가슴 떨리는 일이다. 그러나 침착해야 한다. 횡설수설하면 들통난다. 그때는 ‘도를 아십니까?’보다 ‘손금 봐 드릴까요?’가 얼마나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방법이었다.


세상이 모두 그러하듯, 손금 보기를 하는 사람도 하수, 중수, 고수란 등급으로 나눈다. 물론 이는 손금 보기를 통해서 운수(運數), 길흉(吉凶)을 점보는 철학관 역술인 이야기가 아니다.


하수는 상대방 이성의 손만 만지작거리며 횡설수설하는 경우이다. 운세 보기에 대한 상식도 부족할뿐더러 평소에 전혀 준비 공부도 안 한 사람이다. 대체적으로 하수는 이성의 손을 만지작 하나 그저 좋아서 점을 볼 생각을 안 한다.

중수는 표정부터 좀 진지하다. 그리고 “허전함을 넘어 쓸쓸함이 몰려온다”, “동서 양방에 반드시 기쁜 일이 있다”, “천리나 먼 길이 갈수록 높은 산이라 무단한 비와 바람이 꽃떨기를 흔들도다”... 요런 추임새도 섞어 사용할 줄 안다. 아무것도 아닌데 뭔가 있을 것 같아 관심이 가도록 하는 것이 중수의 점占이다. 그러나 점占의 결과는 하수와 다를 바 없다.

상수는 출발부터 확 다르다.

“청조전신 환자득배”라. 푸른 새가 소식을 전했으니, 홀아비가 배필을 만나지 못할 리 없다.

“조조기정 여복하사”라. 아침에 길을 떠나며 여자 옷을 입은 것은 무슨 일인가?

“상궁지조 역경곡목”이라. 다친 새가 굽은 나무에 다시 놀라는 격이다.

“학명구고 성문우천”이라. 학이 구름 위에 있으니 그 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진다.

그분이 온 것 같다. 뭔가 있어 보인다. 토정비결 144수 중에 첫 구절을 몇 개는 외우고 있는 사람이다. 손금 하고는 상관없이 상대방에 대한 나의 판단에 사심을 담을 수 있는 경지다. 손금에 대한 기본 지식도 준비해 놓아서 연결만 잘하면 된다. 사실 우리나라에 이런 손금 보기 고수는 몇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심해야 할 것은, 계룡산 지암거사 밑에서 몇 년 공부했다는 말이 나오면 대체로 사기꾼이다.


하수도 상대에게 관심받을 수 있는 하수의 예를 보자. 전형적인 하수의 수법이나, 그래도 통할 때가 있다.

손금 보기

홀아비 백영감이 과부 영천댁 손을 잡는다. 손금 보기를 한다. 손바닥 등고선의 뜻을 누가 읽을 수 있겠냐마는, 그만큼 산 세월이 있으니 청개구리가 낮은 곳에 있으면 날씨가 맑다는 것 정도는 안다. 오늘같이 눈치로 지난 일을 잘 맞출 때도 있다. 영천댁이 좋아한다. 이런 날은 손금 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것도 재주다.



앞으로 좀 더 심도 깊은 '횡설수설 운세 보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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