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리워하는 관점에서 당신, 그대를 보고 싶다.
목울대 (1)
당신 소리가 나오는 곳.
매미같이 가슴과 배 사이에서도 소리가 나오는지 궁금하여 당신 옆구리를 간질이며 웃음소리 나오는 곳을 살핀다.
봄 개나리꽃 터지듯
당신 온몸에서 웃음소리 들린다. 가지런히 매달린 은방울꽃이 흔들리며 서로 부딪힌다.
그때부터 당신을 간지럽히는 습관이 생겼다.
목울대 (2)
당신 목소리.
때로는 말랑말랑, 쫀득쫀득, 보들보들, 뽀송뽀송
나는 미소만 짓고 있었다
가끔은 하늘하늘, 뽀롱뽀롱, 찰랑찰랑
나는 미소만 짓고 있었다
드물게 푸푸우, 헤헤헤
나는 미소만 짓고 있었다, 당신 곁에서
간
혼자 외등도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골목길 싸돌아다니고, 혼자 높은 산도 오르니 사람들이 간이 크다고 했다. 그때는 간이 큰 줄 알았다.
그대 앞에 처음 섰을 때,
가슴 쿵덕쿵덕, 말문 막히고, 몸 떨리며 움츠러들고... 잠시 의학적 뇌사 상태.
그대는 웃으며 놀렸다, 간이 콩알만 하다고.
다행히, 간이 작아서 그대를 다시 볼 수 있었다.
사랑은 간 크기와 관계없음이 밝혀졌다.
등
복사꽃이 흩날리는 날.
당신이 마른 솔잎 위에 누웠다가, 일어나 돌아앉았다
그때 당신 등은
복사꽃 빗살 무늬 토기였다.
등허리
이쯤에서 등과 허리의 경계가 필요하지.
당신 등허리에는 사막 구릉 흔적이 있다
미끄러져 내린다, 햇살도 그늘도 바람도 사막여우도
당신 등허리에는 백점토 빚은 흔적도 있다
개미지옥 흔적도 있다,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어쩌면, 그 덫에서 빠져나오기 싫었을 수도
허리
개미가 기어간다, 잘록잘록
당신이 걸어간다, 잘록잘록
알록달록 꽃뱀이 스르륵 곁을 지난다
개미는 앞으로만 나아간다, 잘록잘록 힘으로
당신, 뒷걸음친다. 황급히 당신 등 뒤에 다가가 선다
당신, 뒤돌아본 후
눈 감고 뒤로 온다, 허리에 내 두 손이 닿을 때까지
허파
같이 뛰며
그대가 날숨을 쉬면
난 들숨을 멈추고 날숨을 쉰다
엇박자에 내 얼굴이 빨개진다
그래도 당신 호흡에 맞춘다
계속되는 엇박자에 허파가 뒤집어진다
그래도 당신 호흡에 맞춘다. 답답한 사랑아, 미련한 나의 사랑아
뼈
컬러로 엑스레이를 찍어주고 싶다
아마 당신의 뼈는 분홍일 것이다
가슴에 품고 싶은 분홍일 것이다
파멸하여도 분홍일 것이다, 사랑 같이
몸. 사랑. 사전 IV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