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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심 Jul 26. 2024

현재의 나

망가진 내 모습이 불안해

필자는 현재 휴학 중이다. 휴학 사유 중 하나로는, 학교생활 중 조별 과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조별 과제만 생각하면 심한 불안이 느껴졌다. 심장이 빨리 뛰고 속이 메스꺼운 증상 등도 나타났다.


심지어는 졸업 조건 충족을 위해 꼭 수강해야 하는 과목들도 조별과제가 있다는 이유로 수강신청을 취소한 적이 2번이나 있었다.


진로 문제를 생각할 때도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을 만나지 않는 직종을 찾곤 했었다. 나의 흥미나 적성을 고려한 후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타 직업군에 비해 사람과의 교류가 덜한 직업을 찾은 후 그중에서 직업 선택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진로 선택 폭이 매우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어느 직종에 종사하든 사람들과의 교류가 아예 없을 수는 없고, 사람들과의 부딪힘이 필연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든,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갈등, 험담, 정치질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집단 별로 그 형태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를 알고 있음에도 두려움을 느꼈다.


가족, 교수님들, 학교 선배 및 동기들에게도 조별과제와 진로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한 적도 많았다. 많은 이들이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였다. 심지어 몇몇은 내게

‘나이 값을 못한다.’

‘회피만 한다.’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이런 스스로에게 수치심을 느꼈다.

남들 다 하는 조별 과제인데, 왜 남들보다 불안을 느끼는지에 대해서. 물론 상당수의 학생들이 조별 과제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타 학생들에 비해 유달리 내게는 조별 과제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진로 고민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에서 인간관계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어느 정도는 수용하고 적응하며 살아가지만, 유달리 이것들이 공포로 다가오는 나 자신을 보기 싫었다.



필자의 또 다른 휴학 사유로는, 전공 적합성, 자아정체성 등에 관한 고민들 때문이다.


대학 입학하기 전까지 늘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 및 학과를 찾기 바빴다.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도 없었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 그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타인에게 비쳤을 때 그럴듯한 타이틀만 얻으려고 노력하였다.


학창 시절 동안 공부만 열심히 하면 미래는 보장된다는 세뇌에 속아서 공부에만 혈안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원하는 대학도 못 가고 나 자신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나는 어떤 순간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감정이 날 앞으로 나아가는 걸 방해하는지 등 스스로의 감정을 파악하는 일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난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혹은 어떤 상황에서 힘든가’

등에 대한 고민이 수반되지 않은 채, 수능을 치르자마자 급하게 진학할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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