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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심 Jul 26. 2024

인정할 건 인정하고, 발목 잡히지는 말자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기 위해

앞서 서술했던 조별과제에 대한 두려움, 진로 설정 시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 자아 정체성 탐색 경험 부족 등에 대한 원인을, 정리하지 못해 답답했다.


나 자신에게 개별적인 사건들이 무엇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정리하지도 못했다. 다행히 앞 편들의 글을 쓰면서 과거의 나를 바라보고 현재의 나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 트라우마가 내 의도와는 관계없이 현재 나의 모습에 영향을 주었다고.


과거 사람들부터의 괴롭힘 및 소외 경험 때문에 현재의 대학생활에도 지장이 생기고 미래 진로 문제에 대해 고민할 때도 갑갑하게 된 상황이 절망스러웠다. 나를 이렇게 망가뜨리고 주춤하게 만든 못된 사람들과 환경들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스스로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조별과제 등에 공포를 느끼는 나 자신이 답답했다. 그리고 현재의 어려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이를 극복해야만 한다는 내면의 목소리도 나를 괴롭게 했다.


하지만 이제 남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나만큼은 내 상처와 아픔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타인의 아픔과 비교하며 내 고통을 외면하지도 않을 거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과 여유가 없었던 과거와 현재의 나를 책망하거나 괴롭히지도 않을 거다. 충분히 그럴 만한 상황이었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다.



그런 와중에도 주어진 상황에서 노력을 했고, 나름 성과도 내왔다.


앞 편들에서 언급했듯, 중학교 때는 학업 및 스펙 관리에 힘쓰고 성과도 냈으며, 고등학교 때는 성과를 못 냈지만 눈물 나게 노력했다. 그리고 대학교 때는 전공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 들었음에도 대부분 학기, 과에서 성적우수장학금 1,2등을 받았다. 방해 요소가 많았던 환경들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성과까지 낸 스스로의 모습도 잊지 않으려 한다.  



실컷 아파하고 슬퍼하는 것을 더 이상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스스로를 위해 주의하기로 한 것들이 있다.


트라우마에 매몰되어 나의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과거만 생각하다가, 자아정체성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외면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과거를 탓하며 스스로의 가능성이나 능력을 제한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 내 삶을 어떻게 디자인해 나갈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막막하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해 볼 거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행착오로 깨달은 것 중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삶의 어느 순간에서나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고 나만은 나 자신을 다독이고 위로해주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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