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바치는 시
내 모습이 ‘연필심’ 같았다.
외부의 충격에 쉽게 부러지면서
날카로운 끝으로 스스로를 찔러 다치게 하니까.
이제는 그 연필심으로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위로하고 싶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글 하나를 쓰며 마무리하려 한다.
사실은 누군가가 내게 해주기를 바랐던 말.
상처받아서
울고 있는 당신
안아주고 싶네요
눈물샘이 촉촉하지 않은데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신다면
전 단지 보이는 눈물이 아니라
검은 눈동자 속에 보이는
슬픈 아이를 봤거든요
쌍꺼풀이 없어서 눈이 안 예쁘다니요
눈동자가 매력적인데
눈이 찢어졌다니요
찢어진 눈처럼
당신의 찢어진 상처도
내게는 아름다운데
당신의 상처조차
내게는 아름다워요
정말이에요
많이 힘들었죠
모두가 그 상처를 방관하고
아물지 않은 상처에
칼집을 내고
정말 못된 세상은
당신의 그 상처에
소독약을 뿌린다는 핑계로
더 따갑게 만들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당신의 상처를
꿰매겠다는 핑계로
당신을 피 흘리게 만들고
그 상처
나는 조심히 다가갈게요
아니
당신이 준비가 된다면
서서히 다가갈게요
성급히 소독약을 뿌리지도
꿰매려고 바늘을 갖다 대지도
않을게요
그저
그 상처를 내게 말해줘요
아니 공유해 줘요
아니 그 상처를 내게 줘요
내가 그 상처를 대신 가질 테니
이렇게 말해도
마음씨 착하고 배려심 깊은 당신은
그러지 못한다 하겠죠
착하고 예쁜 당신,
세상이 못되고 못난 거지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예쁜 당신,
당신 곁에 늘 있어서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