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응시하는 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냥,
이 하나의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삶인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비가 오는구나, 바람이 부는구나, 하는 사실에 반응하는 나를 응시하고
내리는 비에 꽃이 지고 다시 내리는 비에 꽃이 핀다는 사실에 반응하는 나를 응시하는
내가 있다.
그렇다고 나는 패배주의가 아니다. 물론 염세주의도 아니다.
오히려,
나는 문자를 사용하고 말을 하는 데 있어 순수한 쾌락을 추구하는 쾌락주의자인 것이다.
비멍 때리기 좋은 날에서 멈추기만을 기원하는 내가 있다.
태풍 카눈에 청하는 간절한 부탁이다.
0811.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