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디과 출신이다.
산업디자인은 산업 + 디자인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그 시대의 산업에 따라 배우는 게 달라진다.
95학번인 나는 당시 자동차 디자이너를 롤모델로 생각하고 입학을 했는데
가전->정보통신 기기를 거쳐 핸드폰 내부의 UI로
디자인 대상이 확장되는 시기를 거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학창 시절에 굉장히 다양한 것을 배우게 되었던 것 같다.
어느 학기의 한 과목 과제에서는 영상편집을 해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컴퓨터그래픽 과목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 펜티엄 컴퓨터에 프리미어를 까는 것 자체도
컴퓨터에 큰 무리가 되었고,
짧은 영상을 간신히 편집하고 나서 mpeg (동영상 압축파일)으로 만드는
렌더링을 하기 위해서 5~10시간까지도 소요되었다.
참고로 지금 캡컷에서는 30초 안에 끝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밤새 편집 작업을 하고 랜더링을 돌려놓고 잠을 잤으며
에러 없이 파일이 생성되었을까 떨리는 마음으로
아침에 눈을 뜨곤 했다.
당장 오전수업인데 과제가 에러가 나서 울었던 기억도 있다.
게다가 5.25인치 디스켓 여러 장에 압축파일을 나눠 담고
강의실을 갔던 기억도 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에러가 나기도 한다.
이렇게 힘들게 영상편집을 했던… 라떼의 시절도 있었다.
그에 비해 지금은 핸드폰에서 그때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누구나 손쉽게 영상편집을 할 수 있다.
UI도 한 몫한다.
한 때 대기업에서 UI업무를 했던 내가 봐도… 큰 무리가 없는…
사용친화적인 조작방식을 갖고 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 영상편집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