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by 캐서린

'합격'이라는 말을 들어본 지가 언제인가...


대학 합격,

자격증 시험 합격,

운전면허 시험 합격,

회사 면접 합격,


사실 내 인생에 합격이라는 말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중 가장 기뻤던 합격은 아무래도 서울에 있는 회사에 합격했을 때였다.


얼마 전, 오랜만에 본방 시간에 맞추어 봤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일자리에 합격하는 장면이 나왔다. 가족과 친구들이 합격한 주인공을 축하해 주는데, 나도 다시 저런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개 합격이라는 말은 시험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마주할 수 있다. 지금은 딱히 의무적으로 쳐야 할 시험도 없고 하루하루 매일 비슷한 루틴으로 살고 있어서 합격이라는 말을 들을 일이 없다. 원한다면 어떤 시험이든 도전해 볼 수 있을 텐데 내 게으른 마음의 탓으로 도전해보지 않고 있다.


아이 낳고 딱 한 번, '이렇게 육아하다 내 인생이 끝날 수는 없어.'라는 마음에 뭐라도 해야지 싶어서 인터넷 강의를 듣고 '음악 심리 치료사' 자격증을 딴 적이 있었는데, 실습도 안 하고 자격증이라니 좀 말이 안 된다 싶었다. 내용도 기억이 안 나니 그런 자격증은 따도 무용지물인 듯하다.


지금은 아이가 하는 공부를 봐주다가 내가 같이 공부하고 있는 기분이라 이렇게 계속 같이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 수능까지 같이 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물론, 칠 수야 있겠지만 머리가 굳어서 어쩌면 예전보다 성적이 더 안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슬픈 예감이 든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어떤 합격을 맛보고 싶다.

실패하더라도 도전이라는 용기를 품어보는 건 좋은 일이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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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