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여름, 3년 전부턴 나에게 또 다른 의미로 매년 다가오고 있다.
추석은 꼭 같이 보내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로, 무더운 8월에 할아버지를 보내드렸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이자 아버지로 늘 나의 곁을 지켜주셨던 그와의 이별은 정말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열이 나고 추위가 드는 증상이 생겨, 검진 차 방문한 병원에서 마주했던 병명은 절망적이게도 폐암 말기였다. 누구보다 강인하고 건강하셨던 분이라 생각했기에, 이 병을 받아들이기까지 우리는 너무나도 힘들었다.
극심한 통증, 불안정한 호흡, 섬망증상으로 힘들어하시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한 달이라는 짧지만 강렬했던 생애 첫 간병기간 동안, 나는 할아버지의 인생으로 살아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의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소중하고 값진 것들을 꽤나 많이 배우고 얻은 것 같다.
한 사람의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생각보다 더 슬펐고, 아팠으며 그리고 한편으론 소중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사랑하는 이와의 작별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할아버지와의 소중했던 시간들을 잊지 않도록 나를 위해서도 이 글을 꼭 남기고 싶다.
2025년 7월
홍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