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저녁에 잠을 자려고 누우면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매번 생각하지만 뚜렷한 의미 있는 일이 없이 지나가버리고, 매년 남아있는 달력이 얇아지기 시작하면 더욱 허전해 오기 시작한다. 특별히 한 일이 없이 한 해가 가 버렸다는 허망감이 밀려오는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내게 의미 있는 행복한 한 해인것 같다. 20년 전부터 막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이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치듯이 나한테 달려들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난 듯하다. 나의 말년 세월이 어떻게 흘러갈지 방향을 잡은듯해서 뿌듯하다.
작년부터 가을부터 글을 써 봐야지 하고 있던 차에 교육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한테 전자책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생각해 보면 무식하게 전자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다. 그런 것은 남의 나라 얘기인 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전자책에 대한 인문과정을 줌 수업으로 네 번듣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흥미가 당겼다. 그렇게 10개월 만에 세 권의 전자책을 내고, 공저 2권을 내게 됐다. 글을 쓰다 보니 브런치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 브런치 작가도 되었다. 가장 흐뭇한 일이다. 내가 공식적으로 작가라는 칭호를 들은 듯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는 사이 종이책을 출간하기 위해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밥해 먹고 거의 매일 12시까지 글을 쓰고 사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주말에는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그렇게 해서 책을 출간하게 됐다. 전자책은 덤으로 나올 수 있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숲해설가로서 산과 들, 우리 주변에게 만난 100가지 식물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했다. 작은 꽃들에게도 저마다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들풀에게도 꿋꿋하게 살아가도록 애정을 보내주며 친근감을 갖도록 해줬다. 각 식물들에 얽힌 이야기도 함께 풀어나가며 누구나 식물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이 있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벼운 이야기를 담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