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11000회의 의미

더 열심히 글쓰기 하라는 뜻일까?

by 배초향



나는 아직까지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하다. 작년 출판하는데 출판사 대표님이 자꾸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해 엄청 듣기 거북스러웠는데 브런치에 들어와서 2달이 넘어가니 제법 작가라는 호칭이 서서히 나한테 익숙해지는 느낌이다. 내가 작년 11월 출판했던 책은 식물에 대한 에세이여서 꼭 작가가 아니어도 쓸 수 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아직 내 글을 누구한테 읽어보라고 떳떳하게 공개하는 것은 부끄럽다. 주변 친구들도 내가 책을 쓴 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고, 그렇다고 구태여 내가 책을 냈다고 들고 다니며 자랑 질 할 위인도 못된다.


지공녀이면서도 지금까지 일을 하다 보니 너무 욕심이 많다는 소리(젊은이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이유다.)를 듣는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주변 시선 때문에 자제한 편이다. 남의 시선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사실 거울을 쳐다보면 확실히 욕심이 많긴 하다. 거울 속에 들어있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가꾸어도 호박이 수박이 되냐고 하는 말이 맞다. 피부과에도 가끔 다니고, 몸매도 흐트러지지 않으려 신경 쓰고 있지만 흘러가는 세월에는 어쩔 수 없다.



올해 계획은 작년과 다르게 노후 삶의 방향을 정확히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브런치가 있는지도 모르다가 브런치에 들어와 다른 작가님들 글을 보니 은근히 욕심이 생겼다. 좀 더 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브런치에 대한 적응이 덜 된탓도 있고 구독자와 라이킷이(이 단어에 익숙해지는데 1개월이 더 걸렀다)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한 햇병아리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본 글 중 내 글이 가장 적은 것 같다. 글을 쓰려고 책상에 앉아 있을 시간이 정말 없다. 뭔가 한쪽을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아직 해결을 못하고 있다.


1주일 전 ‘시어머니의 밥상‘이라는 글을 올렸다. 토요일 오전 약속이 없어 멍하니 앉아 있다 쓴 글이다. 항상 가슴속에 안쓰러운 감정이 남아있는 시어머니다. 언젠가 모임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3분 스피치를 했다. 근데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시어머니 생각이 났다.


그리고 이 말을 나도 모르게 술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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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생에서 가장 깊은 울림을 받았던 말씀이 있다. 시골에 내려가면 언제나 일을 하고 계셨다. 키도 작고 허리도 굽은 몸으로 항상 부엌이나 밭에 계셨다. 왜 그리 일을 하시냐고 했더니 ‘내가 안 움직이면 우리 식구들이 맛있게 밥을 먹겠냐? 어차피 죽으면 다 썩어 흙으로 돌아갈 육신인데 뭐 하러 그리 아낄 거냐? 힘쓸 수 있을 때까지는 움직여서 써먹어야지’ 하시던 시어머니 말씀이 항상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힘들 때는 항상 이 시어머니 말씀을 떠올리며 그렇게 살려고 한다'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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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족쇄가 되었는지 난 지금까지 무지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누구한테든 난 내가 무수리였나 보다고 말한다. 윤회가 된다면 실제 그랬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걷는 것 외엔 운동하지도 않고 특식을 먹는 것도 아니지만 딱히 아파서 누워있지도 않을 정도로 건강하다. 김치 한번 담는 것도 날을 받아 온 식구들 불러 모아 김장하고 드러눕는 친구들이 있지만 난 혼자 김장도 잘한다.



어쩌든 ‘시어머니의 밥상’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다음날부터 이틀 사이에 조회 수가 10000회가 넘고, 지금은 11000을 넘겼다. daum 어디 공간에 노출이 되었는지 친구가 캡처해서 보냈다. 인터넷의 힘이 놀라웠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건 글을 쓰라는 하느님의 말씀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이것저것 방황하고 있으니 글을 쓰라고 이런 글이 노출되어 많은 조회 수를 얻었나 보다 생각된다. 어쩌든 글쓰기는 이어져야 한다. 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대개 어떤 일이 일어나면 하느님과 연관시켜 생각을 하곤 한다.


책을 읽어야 하고, 글 쓰는 방법을 좀 더 공부해야 한다. 엊그제 어떤 단톡방에서 좋은 책을 서로 소개해 주기로 했는데 전부다 돈 버는 방법에 관련된 책이었다. 또 그런 얘기 들으면 돈 버는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할 것도 같다. 그런데 난 태생이 돈 버는 머리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아직도 고민 중이다. 어떤 길이 내가 가장 행복한 길이 될지.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모아봤다. 엄청나게 많았다. 식물에 관한 글을 쓰며 여행도 하고 싶고, 역사책을 많이 읽고 싶고, 메타버스에 관련된 공부도 하고 싶고, 전국에 있는 성지순례를 다 다녀보고 싶고, 블로그도 활성화시키고 싶고 등등.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한정된 시간과 번개처럼 흘러가는 세월이 아쉽기만 하다. 어쩌든 너무 많은 욕심을 정리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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