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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초향 Jan 29. 2023

겨울철새들

청둥오리

겨울을 맞이하려 마중 나가지는 않지만

봄은 마중 나가서 맞이한다.

며칠 동안 영하 10도를 오르락했으니 조금은

풀리려나 보다.


난방비가 폭탄이라고 계속 외치니 무서워서 난방 온도를 올리기도 무섭다.

거실과 방 두 개만 약간 틀어두고 아이들 방은 잠가 두고 있다.

사용도 하지 않으니 그냥 난방도 끄고 닫아두고 있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한숨 쉬다가도 현실적인 관리비고지서를

생각하면 그냥 참고 지낸다.

전에는 반팔로 겨울을 났는데 지금은 두꺼운 스웨터까지 껴입고 있다.

왜 갈수록 세상이 어려워지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 토리도 추운지 패딩잠바를 입혀줘도 가만히 있는다.

전에는 안 입으려고 발버둥 치고,

겨우 입혀도 벗겨달라고 요란을 떨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봄을 더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봄소식은 어떤 모습으로 올까?

저번 주는 송파 둘레길을 탄천 쪽으로 걸었는데

오늘은 집에서부터 올림픽공원으로 해서 성내천을 걸었다.


나무 중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는 납매는 서울에서는 보기가 어렵다

대신 풍년화가 가장 빠르다고 한다.

올림픽공원에 있는 풍년화를 보러 갔는데 아직은 꽃봉오리가 활짝 피지는 않은 것 같다.

보통 2월 초순이면 피었는데 올해가 더 추웠나 보다.

다들 잎눈과 꽃눈들이 탱탱한 모습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열매와 아직 덜 핀 꽃

                                                          -  작년사진-


 메타세쿼이아 꼭대기에선 까치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다.

까치들은 가장 높은 곳에 집을 짓는다.

높은 곳에 집을 짓고 망을 보다가 낯선 사람이 보이면 시끄럽게 소리를 낸다.

섣달그믐날 높은 곳에서 망보고 있다가 손님들이

제사 지내러 찾아오면 까치들이 울어대기 때문에

사람들은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고 한다.


‘그래서 까치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라는 동요도 생겼다.

호숫가 쪽으로 왔는데

하도 시끄러워 나무꼭대기를 쳐다보니

물까치까지 동원되어 떠들고 있었다.  아래에서는 참새들이 조잘거린다

인제 새소리도 그냥 평온한 소리는 아니다.


                                              물까치와 참새들


성내천으로 나오니 왜가리와 중대백로가 보인다.

그 속에 청둥오리들이 같이 어울려 쉬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 애들은 하천가에 많이 자라고 있는 겨울철새라서 흔하게 보인다.



하천가를 확실히 정화가 많이 되었다. 수중보 밑에는 잉어도 보인다.

그 곁에서 철새들이 노닐고 있는 한적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새 중에서

가장 멋진 새는 원앙과 청둥오리가 아닐까 한다.


반짝거리는 청록 헬멧을 쓰고 갖은 멋을 내고 있는 수컷청둥오리는

새 중에서 가장 바람둥이  일것이다.

암컷과 수컷의 색상이 전혀 다르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또 다른 암컷을 찾아 떠나고

육아에는 전혀 방관하는 새이다.


전에 결혼하면 금슬 좋은 잉꼬부부를 표시하는 원앙 한 쌍을 선물하기도 했는데

원앙의 수컷도 온갖 멋은 다 부리고, 유유히 다른 암컷을 찾아 떠난다.

조물주가 왜 수컷들을 그렇게 만들어서

질투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는지.


일부다처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잘생긴 남자들을 보면 기생오라비 같다고 한다.

그건 비하하는 건지 부러워하는 건지 모르지만

어쩌든 ‘ 잘 생기면 그 값을 한다.’ 고 하는 것을

많이 들었는데 새들도 마찬가지나 보다.

사람만 여자가 예쁘지, 조류나 식물 등 다들 수컷이 더 예쁘다.


천변은 산책하기가 너무 좋다

다양한 식물들도 자라고,

깨끗한 시냇물도 졸졸 소리 내며 흘러간다.

사람들은 활기차게 걸어간다.

혼자도 걸어가고, 둘이도 지나간다.


그리고 강아지들도 따라 나와서 걸어간다.

강아지들은 자기 친구들 만나면 ‘멍멍’ 거리며 인사한다.

그런 면에서 사람들 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토리도 다음에는 데리고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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