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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초향 Mar 20. 2023

봄철 울타리를 책임지는

영춘화와 개나리

난 가능하면 점심시간에 인근 공원을 산책한다.

어느 사이 봄볕에 깊숙이 들어온 지는  오래된 것 같다.

유치원 아이들의 야외 학습이 잦아졌나 보다.

여기저기에 유치원 아이들이 줄지어 가는모습이 보인다.

약간 지친 듯한 선생님 한분이 앞서가며 깃발을 들고 가신다.

개나리반이라는 글씨가 노란 깃발 안에 쓰여 있다.  

뒤따라 아이들이 짝꿍과 두 손을 꼭 잡고 뒤를 따른다.


그 뒤로는 진달래라는 글씨가 쓰인 분홍색 깃발을 들고 선생님이 가신다.

아이들 등 뒤에는 자기의 몸무게에  비해 부담스러운 가방이 메어져 있다.

그 안에는 무슨 먹거리가 많이 있나 보다.

엄마가 아침 소풍 간다고 정성 들여 가방 속에 갖가지 예쁜 도시락을 넣어줬으리라.

저쪽 양지바른 곳으로 가서 점심 식사를 할 모양이다.     


아이들의 시선은 자연의 다양한 만큼 번쩍거린다

모든 게 호기심에 가득 차 있으니 어디 한 군데만 시선을

 집중한다는 자체가 비정상일 것이다.

햇살이 조금은 부담스러운지 아이들은 다들 얼굴을 찡그리며 걷고 있다

엄마하고 나왔으면 이리저리 뛰어다닐 건데 그렇지 못하고

약간의 통제가 들어가서 그렇지 않을까 한다.

금방 줄은 흩어지지만 후미 선생님에 의해 제지당한다.  

   

우리 손녀딸만한 아이들이라서 관심이 더욱 많다.

그래서 더욱 귀엽게 느껴지고 친근하다.

한 참을 뒤따라가 봤는데도 아이들의 입은 그대로 닫혔다

말하고 장난하면 대열이 흩어지니 교육을 그리 받았나 싶다.

개나리반과 진달래반의 아이들이 맛있게 점심 먹고 자연을 흠뻑 느끼며

돌아가길 기대하며 돌아선다.

아이들의 반 이름으로 개나리반과 진달래반이라고 이름을 붙인

유치원 선생님의 소박한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 손녀가 다니는 유치원 반 이름을 듣고 기절할 뻔했다.

우리 애 반은 ‘옥스퍼드’ 반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거북스러웠다.     



요즘은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온 현상으로 겨울철에도 간혹 개나리가 피어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위로를 받곤 한다.

민가 근처에는 영춘화가 먼저 찾아오고 뒤이어 개나리가 핀다.     


1월 추운 날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올라온 기사가 있었다.

기사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일찍 개나리가 피어 그앞에서 시위하고 있다는 요지였다.

                        (신문 스크랩)

박진희 씨 뒤에 있는 꽃은 개나리가 아니고 영춘화이다.

개나리와 영춘화를 구별 못한듯 하다

영춘화는 속도 위반하지 않았다

 



원래 영춘화는 봄이 되기 전 일찍 찾아온다.

그리고 개나리가 피어있을 때까지도 함께 있곤 한다.          

개나리는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토속적인 관목 중 하나이다

따뜻한 햇살과 함께 찾아와 늘 우리 곁에서 오랫동안 봄을 전해주고 간다.

부엌 장독대 뒤에 있다 쭉 올라온 개나리를 본 엄마들은 인제 봄이 왔구나 하고

새삼 봄을 느끼기 시작하곤한 꽃나무이다.     



또한 개나리와 비슷한 영춘화는 이름 그대로 봄을 부르는 나무이다.

개나리보다 먼저 찾아오지만 중국 원산 나무이고, 남부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개나리와 영춘화는 관목으로 가지가 활처럼 늘어져서 울타리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개나리                         영춘화


개나리는 화관 끝이 4개로 갈라져 잎겨드랑이에 1~3개씩 꽃이 아래를 쳐다보고 달린다.

영춘화는 5~6개의 꽃잎이 평편하게 1개씩 잎겨드랑이에 달려서 구별할 수 있다

개나리는 줄기 눈이 많이 달린 둥근 줄기이지만,

영춘화는 초록색 줄기가 사각형 모양으로 달려 있어 확실하게 구별된다.


                              영춘화                 개나리


개나리 종류로는  산개나리와 만리화등이 있지만 흔하지는 않으니 전문가가 아니면

구태여 구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개나리 열매를 보기가 쉽지 않다. 간혹 하나씩 달려있다.

꺾꽂이와 휘묻이로 번식하기 때문에 구태여 열매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하지 않는다.

수술과 암술의 크기를 조절하여 열매를 맺지 않는다.

우리 사람처럼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 소비하지 않는 현명함을 엿볼 수 있다


수술은 암술밑에 숨어있어 수정이 안된다.

             개나리  열매-드물게 보인다.



서울 응봉산 개나리 산이 있다. 올림픽북로를 지나가면 볼 수 있는 야트막한 동네산이다     

개나리가 산 전체를 덮으면 데이트 족들의 핫플레이스가 된다.

화려한 개나리 축제가 일린다. 서울에서 흔치 않은 개나리 축제이다.

개나리 수명을 보통 15년으로 본다.

그리 길지 않아 계속 뽑아내고 보식작업을 거쳐야 항상 개나리동산을 유지할 수 있다.


    

개나리를 보면 한 번쯤 병아리가 쫑쫑쫑 꽃잎을 입을 불고

 줄지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떠 올려 보고 미소 짓는다.   


                 

#개나리#영춘화#병아리#봄꽃#유치원#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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