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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초향 Apr 14. 2023

가버린 벚꽃이 아쉽나요?

겹벚꽃과 서부해당화


가버린 벚꽃이 아쉽나요?          

이맘때가 되면 우리 아파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 정문 들어오는 길을 풍성한 꽃송이들이 온몸을 흔들어 반겨준다. 누가 나를 이처럼 꽃을 흔들며 환영해 주겠는가? 이런 호사를 어디서 누리겠는가?  매일 드나드는 아파트 정문에 도열해 있는 겹벚꽃들이 너무 예쁜 모습으로 춤을 추고 있다.  그래서 난 나를 환영한다고 생각하며 지나다닌다.


   

춤추는 나무 아래를  지나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 입성하실 때 종려나뭇가지를 흔들며 환영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조금 비약이지만 난 그렇게 환영받으며 이 길을 지나다닌다. 매일 행복한 맘으로 출근하고 또 저녁에 퇴근한다.   


   


봄은 봄이나 보다

한꺼번에 쏟아져 버린 봄꽃들을 아쉬워했는데 자연은 그래도 우리를 용서하나 보다.

더욱 탐스런 꽃송이들을 내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조금은 아쉬움이 달래 지려나? 기후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연두색이던 이파리들이 벌써 초록으로 옷을 바꿔 입기 시작했다.

파란 하늘을 가린 초록 잎들이 봄을 곧 밀어낼 것이다.



따뜻한 햇살이 서서히   과일나무들에게 다가가더니 여기저기서 과실수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대다수가 흰색이다. 앵두꽃, 자두꽃은 벌써 사라졌지만 배꽃과 꽃사과꽃들이 보인다.     

오늘은 보리수나무꽃과 박태기나무 꽃을 열심히 쳐다봤다.


 작은 꽃이라서 인지 참새들의 놀이터가 되어있다. 쪼그만 게 수다스럽긴. 콩만 한 몸을 잠시도 가만 두질 못하고 방정맞게 뛰어다니며 조잘거린다. 과실수들은 구태여 꽃을 붉은색으로 물들일 이유가 없다. 거기에 치장할 에너지를 열매에 충실해야 하는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다. 시키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자연은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뜰보리수나무



      

벚꽃들의 종류가 많이 있었다.  벚꽃과 왕벚꽃은 벌써 꽃자루만 달린 채로 매달려 세월을 탐색하나 보다. 꽃잎은 떨어질 때 꽃비를 렸지만 꽃자루는 떨어지면서 여기저기서 불평을 들어야 한다. 미화하시는 분들의 원망도 들어야 한다.    


  

겹벚꽃은 가지부터 다르다. 가는 벚꽃과 달리 두툼한 가지를 하늘로 쳐 올리며 기세가 등등했다.  벚꽃보다  2~3주 뒤에 피기 시작한다. 흰색과 연분홍색으로 탐스런 꽃송이를 달고 있다




겹꽃은 수술이 꽃잎으로 변하고 암술은 퇴화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종이다. 어찌 보면 자신을 불태워 인간들을 위하여 봉사하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식물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자손번성을 위해 활동한다. 요즘 길가에 피어 있는 황매화의 겹꽃인 죽단화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꽃잎이 겹쳐 피지만 수술, 암술이 없다. 조금 있으면 피어날 불두화도 마찬가지이다. 조금은 가여운 생각이 든다면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있나 싶기는 하지만 어쩌든 가엽다.   


  


황매화와 죽단화



겹벚꽃과 구별을 잘 못하는 서부해당화가 요즘 한창 만발해 있다.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보인다. 서부해당화는 양성화인 꽃사과 일종이다. 우리 동 바로 곁에 자라고 있어서 항상 쳐다 볼수 있어 감사하다.

긴 꽃자루를 흔들거리며 춤을 추는 꽃나무를 가로등이 환히 비추고 있다.

해당화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전혀 다르고 중국서부에서 자라던 나무이다. 중국에서는 꽃사과나무를 해당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름이 서부해당화라고 붙여졌다.



긴 꽃자루에 꽃을 달고 항상 흔들거리며 있다. 모두를 환영한다.       

계속 이어지는 꽃들의 잔치 때문에 항상 기분이 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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