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초향 Jul 21. 2023

아름다운 척 가시를 숨긴 외래식물

도깨비가지



가끔은 그런생각을 한다. 미인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에 내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건 내가 미인이 아니라서 인가라는 생각을 한다. 어쩌든 미인은 좋은것 임은 틀림없다. 어린 남자아이도 어떤여자가 좋냐하면 예쁜여자라고 하고. 적령기 남자들도 그렇게 대답한다. 하물며 80대 할아버지도 예쁜 할머니가 좋다고 한다. 그런데 여자들은  잘 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드물다.


‘아름다운 버섯은 독버섯이니 먹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한다. 버섯뿐만이 아니라 식물도 그런 것들이 많이 있다. 다들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 일수도 있다.  악마의 다정한 속삭임일까 악마의 유혹일까? 예쁜여자나 예쁜 식물들도 나름의 고충은 있겠지만 어쩌든 아름다움에 포장된 속을 잘 봐야하는게 아닐가싶다.



어느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요즘 번식하기 시작한 여러해살이 풀인 도깨비가지가 한창이다. 가지과 식물인 것은 꽃을 보면 알 수 있고, 별 모양의 털과 날카로운 가시는 도깨비를 연상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외래식물이며 요즘은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땅에서 잘 살아가고 있던 토종식물들은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식물들에게 쫒겨나기도 하는건 그들이 그만큼 번식력도 좋고 환경 적응력이 좋기 때문이다.



 '꽃이 정말 예쁘네'하고 곁에 갔다가 가시에 놀라 도망치게 만든다. 줄기가 곧추서고 가지를 치는데 줄기에 강한 가시를 달고 있다. 잎 뒷면에도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있어 무심코 잎을 만지다 가시에 찔릴 수 있다.     

.


꽃은 옆으로 나온 총상꽃차례에 3~10개씩 달린다.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는데 끝이 뾰족하다. 긴 꽃자루에 달린 꽃은 화관이 5갈래로 갈라지며 흰색 또는 보라색으로 핀다. 노란 수술 5개가 가운데 암술을 감싸 안고 있다가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한다. 대다수의 꽃들은 가운데 긴 암술을 두고 주변에 수술들이 둘러싸고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가수정을 피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노란 바나나 같은 수술 밥은 따먹어도 될 만큼 크고 아름답다. 번식이 잘 된 외래종들이 대부분 생태교란식물로 지정되어 관리되지만 워낙 빠른 번식으로 토종 식물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그래도 도깨비 가지는 인체에 해롭다는 보고는 없어 다행이긴 하다.        



꽃이 지고 나면 강한 잎으로 변해가며 작은 수박 모양 같은 방울이 주렁주렁 달린다. 한 개의 개체에 40~50개의 열매가 달리고 열매 하나 안에는 엄청난 씨가 들어있다. 녹색 열매는 서서히 아름다운 노란색으로 익어 달린다.



세상이 글로벌화 되었듯 우리 땅에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식물들도 이곳 저곳 가리지 말고  어울려 잘 살아가면 한다. 유해식물들을 가라지 뽑듯이 없애버리지 않아도  스스로 사라질 수 있는 묘안이 없을까?





도깨비가지야~

너의 예쁜 꽃과 알러지를 유발시키지도 않는 착한 심성으로 번식을 조금 줄여주면 어떨까?

작가의 이전글 딸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