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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초향 Jan 01. 2024

새해 첫날의 기도

손주를 기대하며~~

이래저래 하다 보니 또 새해가 되었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도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한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반칠환시인의 '새해 첫 기적'처럼 우리 모두는 동시에 새해를 맞이했다.



난 컴퓨터 앞에서 새해를 맞이했고

남편은 핸드폰을 보면서 맞이했고

우리 딸네는 카톡으로 12시 땡에 새해 인사를 전해왔다.

우리 토리는 꾸벅꾸벅 졸면서 새해를 맞이하고

신혼여행 간 울 아들은 템즈강 강변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방방 뛰면서 동영상으로 새해 인사를 보냈다.

나이가 먹었어도 신혼여행은 신혼여행이나 보다 하며 웃었다.


올해는 70 순이라는 나이를 먹는 해이다

어디를 놀러 갈지 부산스럽게 스케줄을 짜고 있는 친구들.

난 아직 그렇게 까지 놀러 가고 싶지는 않다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이라서 주일이 아니지만 미사 드리는 날이다

그제 왔던 눈이 아직 덜 녹아 도로가 아직 미끄럽다

넘어지면 끝이라는 요즘 신념처럼 엄청 조심스럽게 걸었다

그러다 보니 둘레길 걷기도  쉽게 나서질 않는다

요즘 몇 번 넘어진 뒤로는 조금 더 몸을 사리고 있다.



어제저녁에는 친정 사촌동생들 3 가족이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서울에 사는 식구 중 내가 가장 윗 언니라서 우리 집에서 가끔 만나곤 하는 사촌동생들이다.

셋째 동생네 부부가 우간다로 봉사활동을 떠난다고 해서 일부러 초대했다.

퇴직 후 아이들 다 결혼시키고 인제  우간다로 가서 봉사한다고 한다. 

난 아직 흑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있는데 어쩜 그 동생은  그 아이들의 눈을 쳐다보면 아이들이 천사같이 느껴진다고 한다. 그리고 집을 전세 주고 짐은 시골집으로 옮긴 다음 떠난다.

1300만 원이면 작은 교회를 세울 수 있어 벌써 교회 하나를 지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봉사한다고 한다

해외에 있을 때부터 영어 책을 사서 모아둔 것이 만여 권이어서 그것을 이미 보냈다고 한다. 책이 부족한 그곳에서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한다. 동생이지만 부부가 같은 생각으로 봉사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인데 부러운 부부이다. 작은 격려금 봉투를 전달하고 건승을 빌었다.



아들 결혼이 늦어져 애태웠던 지난날이었는데 인제 아들도 원하는 짝을 잘 만났으니 손주하나만 있으면 하는 새해 소망이 또 생겼다. 기도하면서도 염치도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난 손주가 태어나길 기도했다.  집도 널찍하니 식구 늘려 집안이 북적거리길 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외손녀딸이 초등학교 들어가는 해이기도 하다. 잘 적응하길 바란다. 오늘도 내일도 같은 날이겠지만  그려진 무늬는 다를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리라 여긴다. 올해도 결국은 365일을 내가 만들며 살아갈 것이니까.



              머리를 더 비워내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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