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

"우리 아이는 좀 산만해서요"

by 제이

"우리 아이는 좀 산만해요."

이 문장이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엄마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늘 덧붙이던 말이었다. 마치 미리 양해를 구하듯, 변명을 하듯.


나는 어려서부터 칭찬을 듣고 자라지 못했다.

엄마는 늘 몸이 아프다며 나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그랬다고 하셨지만, 어린 나는 그저 칭찬이 고팠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어릴 적 나는 내가 이상하고, 비정상인 줄 알았다.


어른이 되어 나도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아이에게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렇게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내가 어릴 적에는 육아 서적도, 인터넷의 정보도 많지 않았으니, 엄마도 어떻게 나를 대하고, 사람들에게 표현해야 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그저 남들이 보는 내 모습에 대해, 엄마 자신의 탓이 아니라 아이가 원래 그렇다는 걸 미리 알리고 싶었던 건 아닐까.


남들이 뭐라 하건 자신만의 기준을 지키는 것. 그게 필요한데, 우리 엄마는 그걸 잘하지 못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어릴 적 나는 '산만한 아이'였다. 하나에 온전히 집중을 못 하는 아이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그 나이 때 아이들이면 누구나 그럴 수 있는 행동들이었다. 호기심이 많아서, 에너지가 넘쳐서,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해서.

어쩌면 나는 엄마의 사랑이 고팠던 건 아닐까.


산만했던 그 아이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글을 쓰고 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살아간다. 한 가지에 깊이 빠지기보다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연결 짓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다.


우리 아이에게도 필요한 말은


"우리 아이는 참 특별해요."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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