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고민하다가, 결국 남기로 했는데도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합니다. 안도감 반, 자괴감 반. "잘 선택한 걸까?" 하는 의문과 "나는 왜 못 떠날까?" 하는 자책이 교차합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이력서가 걱정돼서, 다음 계획이 명확하지 않아서, 아니면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질 것 같아서. 여러 가지 이유로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남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고. 그리고 어차피 남기로 했다면, 무작정 버티는 것보다 전략적으로 버티는 것이 낫다고 말입니다.
"일단 버티자."라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지옥이 될 것입니다. 매일 참는 것, 견디는 것, 억지로 다니는 것. 이런 마음으로는 오래 못 갑니다. 마인드를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다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이 시간을 활용해서 ○○을 배우겠다."
"6개월 후 떠날 때를 위해 지금 준비한다."
같은 출근이라도, '그냥 버티기'와 '준비하며 다니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후자는 목적이 있고, 끝이 보입니다. 터널 끝의 빛이 보이면 어둠도 견딜 만합니다.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진짜 다른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무기한으로 버티겠다고 하면 끝이 없습니다. 구체적인 기간을 정해 보세요.
"3개월 후 재평가하겠다."
"6개월 후까지만 다니겠다."
"1년을 채우고 나가겠다."
기간을 정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오늘 힘들어도 "앞으로 90일만 더"라고 생각하면 견딜 수 있습니다. 달력에 체크하면서 하루하루 지워나가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평가하세요. 나아졌는지, 여전히 힘든지, 떠날 준비가 되었는지. 그때 다시 결정하면 됩니다.
회사 일에 감정을 쏟으면 소진됩니다. 특히 떠날 생각을 하면서 감정적으로 몰입하면, 배는 배대로 아프고 마음은 마음대로 힘듭니다. 물론 감정을 아예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의 감정, 일고 사람 속에서의 내 위치 등 물론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일은 일로만 보려는 노력을 해보세요.
최선이 아닌 최소한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세요. 문제없을 정도로만, 지적받지 않을 정도로만. 에너지를 아껴야 합니다. 상사의 말에도 일일이 상처받지 마세요. 동료들의 평가에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여기 오래 있을 거 아니니까"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정시 출근, 정시 퇴근. 야근은 최소화하세요. 회사를 위해 헌신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당신의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회사에서 평가가 나빠질지 모르겠지만, 이 시간들은 다음 도약을 위한 빌드업의 과정이니 괜찮습니다. 여기에 오래 있을 건 아니거든요.
남기로 했다면, 퇴근 후 시간이 중요합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6개월 후 당신의 위치를 결정합니다.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채용 공고를 확인하세요. 지금 당장은 지원하지 않더라도, 준비는 해두세요.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옵니다.
또한, 부족한 부분을 채우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강의, 자격증 준비, 사이드 프로젝트. 다음 직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지금 배우세요. 회사에서 배울 수 없다면, 스스로 배우세요. 동문 모임, 업계 세미나, 온라인 커뮤니티도 좋습니다. 사람들을 만나야 좋은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체력도 필수입니다.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또, 잘 먹고, 잠도 잘 자야 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합니다. 회사에서 소진된 에너지를 회복해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힘든 직장을 다니면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하나 완성하기를 목표로 잡아보세요. 작은 프로젝트도 괜찮습니다. 작은 업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 보세요. "이건 내가 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 하나쯤은 만들고 가세요.
또 엑셀 함수 하나, 협업 툴 사용법, 보고서 작성법. 뭐든 좋습니다. 이 회사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을 찾으세요. 그래야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료 중 한 명과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세요. 나중에 연락할 수 있는 사람, 레퍼런스가 되어줄 사람. 모든 시간이 낭비는 아니었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연결고리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생각보다 이게 지나고 나면 꽤 중요합니다.
남기로 했지만 여전히 힘든 날들이 있을 겁니다. 특히 힘든 날을 위한 대처법을 만들어두세요. 좋아하는 음식 먹기, 친구에게 전화하기, 좋아하는 유튜브 보기. 작은 위안거리들을 만들어보는 겁니다.
긍정 피드백도 기록해 보세요. 가끔 칭찬받을 때, 업무가 잘 풀릴 때, 그런 순간들을 기록해 두세요. 힘들 때 꺼내 보면 "완전히 나쁘지만은 않네"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3개월, 6개월 정해둔 기간이 되면 다시 평가하세요. 생각보다 나아졌나요? 그럼 조금 더 다녀도 됩니다.
여전히 힘든가요? 그럼 떠날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세요. 더 악화됐나요? 기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나오세요. 정해둔 기간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세요. 중요한 것은 무한정 버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통제권을 갖는 것입니다.
"떠나지 못하는 나는 나약하다"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남는 것도 선택입니다.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현실적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무모하게 뛰쳐나가는 것만이 용기는 아닙니다. 지금은 남아 있지만, 이 시간을 활용해서 더 나은 선택을 준비하는 것. 그것도 충분히 현명하고 용감한 태도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남기로 결정했다면, 그냥 버티지 마세요. 전략적으로 버티시기 바랍니다. 지금의 과정들이 모여서 여러분의 다음 스텝에 큰 성장을 안겨다 줄 것입니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