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만들어진 나의 브랜드

안녕 콜리!

by 초오록

캐릭터의 형태가 나오고 이름이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손 가는 대로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눈, 코, 입을 달다 보니 그래 너다.! 하고 마음 가는 아이가 생겼습니다. 물론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직이는 것 같아도,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창작 행위는 참 창작자의 속마음을 투명하게 투영합니다. 외부적으로 시끄러운 일들이 많고 내부적으로는 더 시끄럽다 못해 마음을 닫아버렸던 그 시기에 나의 콜리가 탄생했습니다. 콜리의 귀는 참 크고요 하얀 털로 뒤덮인 몸은 참 통통해요. 내 이야기를 다 들어줄 것처럼, 그리고 나를 포근하게 안아줄 것처럼.


제가 처음 그린 콜리의 그림은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네 마리의 퍼렐들과 그 이야기를 즐겁게 들어주고 있는 콜리의 모습입니다. 명확한 주제와 깊은 철학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야 해.라는 부담감에 주제와 소재를 정하는 것부터 고민을 하게 했던 이때까지의 그림들과는 다르게 저절로 그려지는 이상하고 낯선 이 그림이 꽤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디다. 정리되지 않았던 감정들이 시각화되어 다시금 마음으로 와 꽂힙니다. 몇 개를 더 그려보니 분명 내가 부여하는 콜리의 성격인 것 같은데 내가 부여하는 게 아닌 원래 이런 아이를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평행세계에서 건너온 나와 똑 닮은 친구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다소 찌그러진 이제 막 탄생한 콜리와 퍼렐들의 모습


저뿐만이 아니라 요즘을 살아가는 현대인을 보면 기쁠 때 기쁨을 느끼고, 슬플 때 슬픔을 느끼는. 그리고 힘들 때 힘들다는 것을 인지하는 그 적절함이 참으로 필요한 타이밍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일 때는 속 마음을 털어놓는 일에 지금 보단 씩씩했던 것 같은데 성인인 지금은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어른이니까요! 기쁨을 말하면 자랑하는 것처럼 들릴까, 슬픔을 말하면 내 짐을 넘겨주는 것처럼 들릴까, 설렘을 말하면 철이 없는 어린아이처럼 보일까 반 농담, 반 진심으로 걱정합니다.

이런 감정을 보듬어줄 내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를 콜리를 통해 그려보려 합니다. 감정을 온전히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담담하지만 깊은 위로를요. 콜리더월드는 따뜻한 공감과 무해함이 주는 편안함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마냥 나이가 성인이 되었다고 정말 어른이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요. 나이가 들어도 내 안에 아이 같은 모습은 남아있으니까요.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어른들의 마음속 아이를 응원합니다. 마지막은 진심으로 마음에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상품을 포장할 때 함께 전달하는 손 편지 마지막 줄에 쓰는 멘트를 적고 끝 마쳐 볼게요.


OO님께 전해지는 콜리가 마음 한 편에 따뜻하게 자리하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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