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안갯속에서 마주한 쌉싸름한 현실

애니메이션이 생략한 2년, 그 첫 번째 기록

by 아름이

​[핵심 포인트: 드라마의 정점]
​"이게 정말 당신들이 만든 최선입니까? 런던의 입맛을 너무 우습게 본 거 아닌가요?"
​방금 내놓은 초콜릿 케이크를 포크로 짓이기며 노신사가 차갑게 쏘아붙였습니다. 런던 세인트 마리 지점의 정식 파티시에로 첫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은 단 5분 만에 산산조각 났습니다. 가온(원가온)의 미간이 떨렸고, 딸기(감딸기)의 손끝은 차갑게 식어갔습니다. 런던의 첫 손님은 우리에게 환대 대신 날카로운 시비를 건넸습니다.

<꿈빛 파티시에> 한국판 오리지널 포스터(출처: 공식 포스터)

​[본문: 이야기의 시작]
​※ 본 이야기는 원작의 설정과 다를 수 있으며, 뒷이야기는 작가의 주관적인 해석으로 풀어낸 창작물임을 밝힙니다.
​안녕하세요, 작가 아름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딸기와 가온은 항상 밝고 달콤한 꿈을 꾸는 아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런던으로 건너가 정식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든 그들의 2년은 결코 설탕 시럽처럼 달콤하지 않았습니다. 유학을 가보지 않은 저조차 상상만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들의 치열한 '사회초년생' 시절을 기록해 봅니다.
​1. 낯선 언어, 더 낯선 주방의 공기
​"Look at this! It's too sweet for Londoners! (이것 봐! 런던 사람들에겐 너무 달아!)"
​주방장의 호통 소리가 매일 아침을 깨웠습니다. 딸기는 런던 특유의 고조(High-tone) 억양에 적응하느라 매일 밤 사전과 씨름해야 했죠. 가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국에서 천재 소리를 듣던 그였지만, 이곳에서는 그저 동양에서 온 어린 초보 파티시에일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카카오 본연의 **비터(Bitter, 쌉싸름하고 깊은 풍미)**를 이해하는 것보다, 런던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는 법을 먼저 배워야 했습니다.
​2. 시비 거는 손님, 그리고 '성인의 맛'
​앞서 말씀드린 노신사의 시비는 사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쓴 약이었습니다. 그는 런던의 지독한 안개와 찬 바람을 평생 견뎌온 미식가였습니다.
​"설탕으로 감춘 단맛은 아이들이나 주는 겁니다. 진짜 어른을 위한 맛은 어디 있죠?"
​그의 말에 딸기는 과일 본연의 알싸하고 깊은 풍미를 끌어내는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가온은 초콜릿의 쓴맛 뒤에 숨겨진 묵직한 무게감을 찾기 위해 밤을 새웠습니다. 애니메이션의 화려한 대회장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오직 런던의 차가운 주방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이 혹독한 첫 번째 손님과의 조우.
​그것은 두 사람을 '아이'에서 '진짜 프로'로 성장시키는 결정적인 프레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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