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싯다르타

by 투싼박


싯다르타는 모든 걸 가진 사내였다. 사회의 지배계층인 브라만 계급의 아들로 태어나 훌륭한 아버지와 뛰어난 스승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다. 외모 역시 빼어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싯다르타를 사랑하였다. 싯다르타 본인만 제외하고. 누구나 부러워할 주변 환경과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싯다르타는 마음속에서 채워지지 않는 무엇인가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을을 지나가는 사문들을 보게 된다. 그들의 초탈해 보이는 모습에 매료된 싯다르타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두고 사문의 길을 걷게 된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나게 된 싯다르타는 많은 것들을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단식과 고행을 통한 참선을 하기도 하고, 부처님을 만나 여쭙기도, 아름다운 여성과 사랑에 빠지기도, 누군가는 평생을 벌어도 모을 수 없을 만큼의 재산을 쌓아보기도, 그리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들을 만나기도 한다. 결국 깨달음을 얻은 시다르타는 어릴 적 친구 고빈다를 만나게 된다. 젊은 시절 함께 속세를 떠나 하나의 같은 목표였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두 사람은 이제는 노인이 되어있었다. 오랫동안 부처님의 제자로 수행을 한 고빈다였지만 진정한 깨달음을 얻지 못해 가슴 한편에서 헛헛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와 다르게 깨달음을 얻은 싯다르타에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나 사상을 묻자 싯다르타는 고빈다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하지만 곧 고빈다는 자신이 모셨던 부처님과는 다른 부처의 모습을 보게 되고 옛 친구 싯다르타에게 경의를 표한다.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민음사, 2002년



이 소설 속에서 강조되는 이야기는 '경험'일 것이다. 싯다르타는 현재에 만족할 수 있는 여러 환경에 놓인다. 높은 계급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기도 하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싯다르타 본인은 그 속에서 본인이 직접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한 깨달음을 얻기 위한 길을 다시 선택해 나아간다. 하지만 놀라운 점으로는 진짜 부처님을 만나게 되지만 역시 부처님 곁을 떠난다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떠났다면 이미 깨달음을 가지고 있는 부처님 곁에서 수행을 하며 진정한 깨달음을 배우고 얻는 것이 당연한 방법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때에도 싯다르타는 부처님 곁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부처님의 모든 말씀과 행동에서 그분이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분이라는 것은 확실하였지만 부처님께서 어떻게 깨달음을 얻게 되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 것 느끼게 된다. 또한 부처님의 제자로써 수행을 하게 될 때 오로지 겉모습, 거짓으로만 해탈을 얻는 것을 경계하며 결국 직접 깨달음을 얻기 위해 길을 떠난다. 이후에 겪는 많은 일들에서 본인이 직접 경험하며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세상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또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가며 깨달음을 얻는다.


드라마 '미생'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있다. ’말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보여주면 그게 말인 거야. 어른 흉내 내지 말고, 어른답게 행동해.‘ 이는 말로써 내가 누구 인지를 말로 보여주지 말고 행동으로서 내가 누구 인지를 보여주라는 말로 해석된다. 말로 내가 누구 인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주 쉽다. 다른 곳에서 듣거나 보았던 것을 훔쳐서 말로 풀어내기는 너무나 쉽기 때문이다. 아는 척 떠드는 것은 쉽다. 이에 비해 행동하는 것은 어렵고 힘들다. 당장이라도 행동하기 위해서는 엉덩이를 떼고 걷고 뛰며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동은 직접적인 경험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 어른스럽고 싶은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말로만 내가 어른이라 외치며 행동은 아이 같은 사람과 나는 아이라고 말하지만 행동은 어른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누굴 어른이라 생각할까?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어른스럽고 싶었기 때문에 했던 행동은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어른으로 인식되게 되고 이를 통한 긍정적 경험으로 더욱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이 사람은 본인이 원했던 어른의 모습이 되어갈 것이다. 어른스럽게 보이기 위해 했던 행동이 그 사람을 어른이 되게 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모습이 있다면 행동을 통한 경험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결국 직접적 경험들이 내 것이 되고 내가 되어, 내가 원하는 그 모습으로 닮게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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