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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와 잘 살기...
제10편 동행.....
by
이and왕
Jan 16. 2025
길을 걷는다.
이 길은 누구나 가는 길이다.
길에는 표지판도 잘 붙어 있고 쉼터도 많다.
이 길은 동무들과 같이 가는 길이니 어렵지도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은 길이다.
더러 발이 빠른 친구들은 저만치 앞으로 가기도 하고 더러 발에 힘이 없는 아이들은 조금 뒤처져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이라 많은 동무들과 어울려서 중간쯤 걷고 있다.
간혹 걷다 보면 앞에서 걷고 있는 아이들의 발걸음으로 흙먼지가 나서 나도 빨리 걷고 싶다는 충동도 있지만 너무 숨차게 걷는 것이 마땅치 않고 동무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아 그냥 걸어간다.
조그마한 개울도 건너고 야트막한 산도 넘으며 앞으로 나아 간다.
어느 순간부터 순탄하고 밋밋한 길이 숨을 헐떡이게 만드는 오르막 길로 변하기 시작하고 군데 군데 낭떠러지가 나타나기도 하며 크고 작은 함정들이 도사리는 길들로 이어진다.
길 앞쪽으로 앞에서 부지런하게 걷던 동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는 아주 크고 긴 다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지껏 보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했던 큰 다리다.
이번의 다리는 좀 특이하다.
다리는 외통의 다리이며 다리를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다리를 지키는 자들이 다리를 건너고자 하는 이들에게 여러가지 질문과 다리를 건넌 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묻기도 한다.
우리는 다리 건널목에서 도착하는 순서대로 줄을 선다.
다리를 지키는 자들이 도착 순서대로 심사를 진행한다.
앞쪽에서 부지런히 걸었던 동료들은 다리를 지키는 자들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빠르게 통과를 시켜 준다.
하지만 중간부위를 걷고 있는 우리들 부터는 많은 질문과 각자가 원하는 일에 대해서 평가를 하며 통과자와 통과하지 못한자로 분리를 한다.
더러는 다리를 통과하지 못하고 되돌아 가는자가 있거나 더러는 다리를 지키는 자들이 요구하는 조건에 수긍을 하며 다리를 건넌다.
힘겹게 다리를 건너서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 도착하니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에는 여자의 길, 남자의 길로 크게 나뉘어 있고 나머지는 작은 길들로 건축의 길, 기계의 길, 철학의 길, 약의 길, 전기의 길, 정치의 길, 문학의 길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머뭇머뭇 거리던 내 발이 성큼... 건축의 길로 접어든다.
길이 참 이쁘다... 걸으면서... 길이 참 이쁘다 느끼며 생각하고 어느덧 나도 길에 흡수된다.
아름다운 길이 어느 순간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아직 해는 중간도 안 왔는데 어디선가 먹구름이,,, 아니면 짙은 안개가 덮여져 오는 것 같다.
다리를 건넌 뒤로는 평탄한 길과 아름다운 길을 걸어오다가 먹구름이 끼어 있는... 안개가 짙게 덮여져 있는 길을 걸으려니 막막하고 두려운 생각이 든다.
신호등을... 표지판을 빨리 찾고 싶어진다.
허우적허우적 걷고 있는데 멀리 앞쪽에서 희미하지만 빛이라 여겨지는 조그마한 밝음이 느껴진다.
나의 걸음이 빨라진다.
나는 희미하지만 빛을 보내고 있는 길 위로 올라선다.
길을 비추고 있는 빛은 희미한데 발을 디딘 땅은 의외로 단단하고 느낌이 좋다.
발을 오므렸다 피며 폴짝폴짝 뛰어 본다.
발에 닿는 길의 촉감은 너무나 좋다.
가자...나는 이 길을 걸어서 가기로 결정을 한다.
길 위는 여지껏 경험하지 못한..느끼지 못한 일들이 펼쳐지며 일상이 되어간다.
길은 넓어지다가 갑자기 좁아지고 비 오는 날이면 발을 첨벙이는 물구덩이를 만들어 놓기도 하고, 기분 좋은 꽃내음을 맡기도 하며 이어진다.
어느 날인가...
혼자 걷는 길 위에 나와 같은 또는 나와 다른.. 나이고 너인..인연을 만난다.
인연은 나를 위해주고...너를 위해주며.. 나와 너를 하나로 만들어 준다.
인연과 좋은 관계일 때는 세상이 환하고 즐거우며.. 인연과 나쁜 관계일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는다.
인연과.... 내가 가는 길 위에... 너가 가는 길 위에 힘께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이 인다.
결국 인연들은 원하고...원하여 “연(緣)”이 된다.
이제는 “연”의 길을 걷고 있다.
“연”의 길은... 밝음이다.. 아니다..어둠이다. 햇살이다..아니다 천둥이다. 꽃내음 길이다. 아니다 시궁창 내음 길이다. 천상의 길이다. 아니다. 악의 길이다.
“연”의 길은 밝음과 어둠이..햇살과 천둥이.. 꽃내음과 시궁창 내음이...천상과 악의 길이다.
“연”이 “연”이 되어 걷는 길 위에서 다툼이 일어난다.
다툼은..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나의 길은 밝음, 햇살, 꽃내음, 천상의 길이라고 말을 하고,
너의 길은 어둠, 천둥, 시궁창 내음, 악의 길이라고 말을 하며 다툼이 일어난다.
그러다 문득...
나는 밝음인데 어둠을 좋아해서 너를 선택했나?
나는 햇살인데 천둥을 좋아해서 너를 선택했나“
나는 꽃내음인데 시궁창 내음을 좋아해서 너를 선택했나?
나는 천상인데 악을 좋아해서 너를 선택했나?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자문을 한다.
우리는 착각이었다. 리는 것을 세월이 조금 흐른 뒤에 조금 알게 되었고 많이 흐른 뒤에 많이 알게 되었다.
“연”의 길이 밝음, 어둠, 햇살, 천둥, 꽃내음, 시궁창 내음, 천상, 악의 길이다.
“연”의 길은 비록 밝을지라도.. 비록 어두울지라도.. 비록 꽃내음일지라도 비록 시궁창 내음일지라도.. 비록 천상의 길일지라도.. 비록 악의 길이지라도.. 나와 네가 만든 숙명의 길이다.
성공적인 내 인생의 끝은 ”연“과 함께하며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
우주의 씨앗
에서
지구별
에 태어나고
학교
를 다니고
직장
생활을 하고
결혼
을 한다.
그리고 애를 낳고 지지고 볶으며
생활
을 하다가
지구의 재
가 되어
우주의 혼
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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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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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and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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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남웅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저는 1964년 생으로 가족간의 행복 특히 아내와 행복하게 잘살기를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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