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와 잘 살기...
제32편...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 전전날...
내일 설악산에 간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내일은 설악동 근처의 리조트에서 잠을 자고 모레인 5월 31일 토요일 04에 설악산에 오른다.
산행 코스는 우리나라 제1경인 “공룡능선 종주”다.
소공원에서 비선대, 마등령을 거쳐 오르락내리락 공룡 등어리를 타고 희운각을 찍고 천불동 계곡을 타고 다시 비선대, 소공원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나는 한 30년 전인가 가봤었는데 그때에도 약 12시간 정도 걸렸었던 참 힘들었던 기억의 산행이었다.
이번에는 아내와 같이 동행하고 나 또한 60이 넘은 나이이니 족히 15시간 정도는 걸어주어야 될 것 같다.
잘 갈 수 있을까.... 산행길에 겁을 먹어서 정말 몇 번을 망설이다 결정을 했다.
아내하고는 몇 년 전에 한계령으로 올라 대청봉 찍고 오색으로 내려 오기도 하고 덕유산 종주도 지리산 종주도 했었는데 이번 산행은 왜 이렇게 겁을 먹는지 모르겠다.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는 아내하고 꼭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오리지널 3대 종주 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반 정도의 구색을 갖춘 세미 종주 길은 될 것 같고 그러한 길들을 아내와 같이 가는 것이 목표였다.
덕유산, 지리산은 갔다 왔고 이제 남은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 길....
30년 전 밤새워서 술을 마시고 2시간 정도 쪽잠을 잔 후 오른 취중 산행으로 초반의 마등령을 어떻게 올랐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끝없는 오르막으로 진저리가 쳐졌던 기억이 어슴푸레한 기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나의 이런 고통을 수반한 어슴푸레한 기억이 도전의 발길을 잡고 있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내에게 “공룡능선 종주”산행 괜찮겠어 하고 물으니 “당신하고 같이 가면 지옥 문까지 정도는 갈 수 있어 그런데 당신 배낭메고 갈 수 있겠어?” 하고 도리어 나를 걱정한다.
“음.,, 지옥문까지라도 간다고... 대단한 각오군...”
아내가 못 간다고 하면 핑계 김에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봤을 텐데 아내의 말을 들으니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무조건 Go다.
어쩌든 막상 결정을 하고 나니 전투력이 상승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