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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ong Nov 02. 2023

Ppaarami’s Diary 빠러미의 일기2

මුහුද දැක්කා.

2023년 7월 8일

토요일 오전까지 이어진 한 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서도 한동안 분주했다. 속옷을 빨아 널고 테이블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먼지를 닦아내고 몸을 씻고 침대에 앉아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다 문득 창밖을 보았는데          



고요한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하얀 하늘과 잔잔한 바다가 끝없이 눈으로 밀려들어왔다. 

어쩐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제야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발견한 것 같았다.

나는 작은 호텔에, 콜롬보에, 스리랑카에 살고 있구나.

이곳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던 바다이건만 나는 처음 본 것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나는 내게 주어진 것들을 쉽게 잊고 외면해서 좀처럼 누리지 못한다.

그러다 오늘처럼 부지불식간에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마음이 크게 요동친다. 생각이 밀려든다.

에어컨 가동 소리가 가득한 방에서 나는 고요와 평안을 느끼며 생각하고 생각한다.

바다가 저기에 있다는 것을 알아챈 내 마음이 떨리는 이유와 

바다가 저기 있다는 것을  아주 가끔씩만 알아챌 수 있는 이유와 

바다가 매우 고요한 것이 마음에 안정을 주는 이유에 대해. 

    

  답을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멋지다. 

천천히 다가와 온화하게 멀어진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맴돈다.

시선은 바다와 하늘 언저리의 푸른 선에서 멈춘다

눈을 뗄 수 없다. 눈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생각 속에 갇힌 채 주말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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