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eong Nov 03. 2023

Ppaarami’s Diary 빠러미의 일기3

රස්ස්නෙයි

2023년 7월 27일

 

  여기는 적도를 코앞에 둔 열대기후의 섬나라 스리랑카이고 한낮의 더위는 나의 시련일진 데, 

내 방에는 에어컨이 없다. 

나는 에어컨이 없는 집에 살고 있다. 내 방에만 없는 게 아니라 집 안에 한 대도 없다. 에어컨이 없어서 덥다. 더워서 무언가를 할 의지를 가질 수 없다. 무기력한 채로 누워 있다. 누워만 있는데도 땀이 난다. 땀만 나는 게 아니라 어지럽다. 이미 누워있지만 더 잘 누워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 더 잘 누우면 머리가 맑아지고 덥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더 잘 누울 의지는 없다. 방법도 알지 못한다. 


  해외 봉사단원을 위한  현지 적응 교육이 끝났다. 일주일 동안 임지 근처에서 홈스테이를 한다. 현지인 집에 

머문다. 현지인의 집에는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 자체도 비싸고, 전기 요금은 더 비싸서 그렇다. 창문을 열고 실링팬을 돌려 더위를 이겨야 한다. 실링팬을 가동했다. 그러나 창문은 열지 않았다. 창문에 방충망이 없어서다. 

  방충망이 없는 창문으로는 다양한 벌레와 작은 동물이 드나들 수 있다. 나는 방을 혼자 쓰고 싶다. 이미 수많은 개미와 침대까지 나누어 쓰고 있지만 더 이상의 식구를 들이고 싶지 않다. 특히 모기는 정말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몸속의 피가 조금 줄어들고 피부가 좀 가련 것은 문제가 아니다. 잘못 물리면 뎅기열에 걸린다. 댕기역에는 약이 없다고 한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나는 창문을 굳게 닫고 천장에서 돌고 있는 팬을 응시하며 덥고 어지럽다고 자기 자신에게 투정을 부리고 있다. 창문을 열거나 시원한 장소로 가면 되는데, 굳이 집안에 드러누워서  나는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숨만 간신히 쉬면서 땀구멍에서 땀들이 열심히 불거져 나오는 것을 느낀다. 가 아주 꼴값을 떨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방식으로 스리랑카의 날씨와 생활 방식을 즐기고 있는 걸지도?



하루종일 실링팬이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다 개미와 함께 잠들었다. 다음날부터는 9시 전에 외출해서 해가 지면 귀가했다. 


집주인 어르신들은 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주인 어무니가 차려주신 밥상. 현지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았지만 집밥은 아주 맛있었다.


그런데 양이 너무 많았지..... 어무니는 계속 더 먹으라고 하셨고 :)

작가의 이전글 Ppaarami’s Diary 빠러미의 일기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