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도시 함부르크 /23년8월10일(목)

by 강민수

밤 사이 스위스를 지나 새벽 2시 40분경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낮과 새벽의 역 안 분위기는 딴판이다.

'썰렁~~ 썰렁~~'

그래도 이 새벽을 뚫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으니 모두 대단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가게들 대부분이 문을 닫았는데 몇 군데는 열려 있었다.

주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샐러드, 음료수 등을 파는 가게들이다.

돈을 벌려는 목적이겠지만 새벽에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을 위해 잠을 자지 않고 일을 한다는 것 또한 대단하다.

'저 불빛마저 없다면?'

가게의 밝은 불빛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녹이고 있었다.

새벽에 갈아타는 열차는 처음이다.

함부르크로 가는 열차는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하여 아침 9시경에 도착할 예정이니 늦은 아침까지 또 잠을 잘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이 많이 흩트러지고 있다.

'이래도 되는 건지...'

8월 인데도 새벽 공기가 차가워 겨울 외투를 꺼내 입었다.

캐리어와 중요 물건이 들어 있는 배낭을 열차 화물칸 기둥에 쇠줄 열쇠로 모두 묶어서 도난을 방지해야만 했다.

함부르크로 오는 열차 안에서 젊은 청년이 짐을 잃어버렸다고 돈을 구걸하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종종 벌어지는 현상인 것 같다.

특히 여름휴가 기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동을 하다 보니 알고도 모르고도 가져가는 것 같다.

열차에 몸을 뉘고 알람을 설정하여 잠을 청했다.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 목적지까지 1시간 정도 남겨 두고 있었다.

열차 내에서 아침을 먹고 나니 곧 목적지인 함부르크에 도착했다.

밤 열차를 타고 온 피로를 풀기 위해 좋은 호텔을 예약해 두었다.

역 바로 앞이라 밤새 피곤한 우리의 몸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 거리에 있다.

바로 호텔방에 들어갈 수 있으면 잠을 조금 자고 시내에 나갈 계획이었다.

"과연 체크인을 일찍 해 줄까?"

"그럼 이 호텔 많이 좋아해 줄 텐데..."

체크인은 오후 3시에 가능하다면서 짐은 짐보관소에 맡겨 놓고 오후에 오라고 했다.

우리의 기대를 저버렸다.

"흥"

'그럼 구시가지를 둘러봐야지...'

함부르크는 독일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다.

또 햄버거의 어원이 된 도시기도 하다.

아침이라 시내는 차분하고 조용했다.

가게들이 품위 있고 세련미가 넘쳤으며 고급스러움이 상가와 거리에 묻어났다.

명품 가게가 거리 양 옆으로 줄지어 섰는데 세일을 해도 가격이 엄청나다.

눈만 호강을 하면서 걷다가 골목에 들어섰다.

돌로 된 옛길에 나지막한 아치형으로 볼록한 길이 여러 개 보여 물어보니 모른단다.

미끄럼을 타기에는 작은 돌들이 걸려서 안 될 것 같고 길의 모양새가 특이하다.

'의미가 있겠지.'

햇빛 쪽으로 걷자는 마음이 서로 통할 만큼 함부르크는 쌀쌀했다.

해가 중천에 떠 오르니 따스한 느낌이 들고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항구에는 활보하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함부르크의 항구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 하펜시티 즉 항구도시.

Hafen은 독일어로 항구라는 뜻이다.

큰 비눗방울을 만드는 젊은 사람, 길바닥에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는 청년, 만국기를 바닥에 붙이는 여인, 청바지 입은 백파이프 부는 사나이 등 모자를 길바닥에 엎어 두고 재주를 부리고 있었다.

돈 버는 방법과 수단이 가지가지다.

다니면서 수없이 봤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은 채 종이컵을 내밀거나 흔들면서 돈을 달라는 젊은 사람들도 있다.

'컵만 흔들면 다냐? 땀을 흘려야지.'

노동의 대가를 뒤로 하고 저러고 있으니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함부르크의 랜드마크인 시청사 건물은 외관조각이 정교하고 굉장히 아름다웠다.

"저 멋진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좋겠다."

"매일 근무할 맛이 나겠네."

벼리가 말했다.

저런 작품 같은 건축물들이 군데군데 뾰족이 올라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예사롭지 않은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이뤄냈으니 감탄할 일이다.

창고거리로 불리는 슈바이어 슈타트는 예스럽고 고풍스러운 건물과 운하와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어 운치가 있었다.

오래전에 나룻배들이 이곳에서 커피와 후추 등을 실어 날랐고 이 건물에 저장하기도 했단다.

함부르크에서 가장 높은 엘필하모니는 콘서트홀로 건축학적으로 아름다워 인기 있는 명소로 관광객이 많았다.

무료로 입장권을 받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데 홀을 볼 수 없어 아쉬운 감이 있었다.

하펜시티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선박과 무수히 많은 크레인선이 한데 모인 모습을 360도 돌아가며 부두의 뷰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크레인선을 본 건 난생처음이다.

호텔로 발길을 돌려 가는 길은 오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어디서 나왔는지 거리를 메우는 사람들로 복잡했다.

체크인을 하고 호텔방에 와서 일정들을 대충 점검하고 정리한 후 곤한 낮잠에 빠졌다.

일어나니 온몸을 감싸는 포근함과 따사로운 촉감이 너무 좋아 이불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였다.

야경을 보기로 했다.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상쾌했다.

9시가 넘었는데 환했고 낮에 갔던 길가 상가들은 벌써 문을 닫았다.

호숫가에 야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옆에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며 밤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호수 가운데 높이 솟아오르는 물줄기가 분수쇼를 할 것 같은데 기다려도 하지 않았다.

"어, 고약한 냄새. 도망가야겠다."

담배연기가 우리를 일으켜 세웠다.

호수 주변을 걸으며 저물어가는 함부르크의 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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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열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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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가 스위스를 지나가며 보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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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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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의 알스트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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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시청을 배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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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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