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곰이 우리를 웃겼다. /23년8월13일(일)

by 강민수


오늘은 스톡홀름에서 핀란드 헬싱키로 가는 날이다.

이제 유럽의 여행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스웨덴은 예전에 왔던 곳이라 공항 부근에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 쉬어가기로 했다.

핀란드는 처음이어서 며칠 동안 지내 보고자 한다.

아침 8시 20분 비행기다.

호텔에 캐리어 가방 2개를 맡기고 배낭과 휴대용 가방 하나씩 가지고 공항으로 갔다.

핀란드에서는 홀가분한 여행이 기다린다.

오늘 스톡홀름 날씨는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어 있었는데 밤에 비가 왔는지 땅이 촉촉이 젖어 있다.

작은 비행기에 올라탔다.

좌석이 2열, 통로, 2열로 되어 있어 큰 비행기에 비해 조금 답답한 느낌이지만 소박하고 정갈하다.

스웨덴에서 핀란드 땅까지 정확히 1시간이 걸렸다.

스웨덴보다 위쪽이라 기온이 더 낮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핀란드 날씨가 춥지 않다.

옷을 잘못 챙겨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핀란드 공항에서 예약한 아파트까지 역으로 세 정거장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유레일 패스가 가능한 지역열차로 이동했다.

도착한 역의 3층과 아파트가 연결되어 있어 참 이상한 구조라 생각했지만 편리해서 너무 좋다.

그런데 숙소에 들어가려니 체크인하는 곳이 없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셀프 체크인하는 아파트형 숙소다.

휴대폰 데이터도 소진이라 통화도 인터넷도 불가능한 상태다.

이탈리아에서 한 달이라고 산 유심이 10일도 안 썼는데 벌써 불통이니 사기를 당했나?

아니면 우리가 잘못 알았나?

유심 살 때 몇 번을 묻고 확인을 할 때 무뚝뚝한 판매자의 인상에서 느낌이 이상했다고 벼리가 자꾸 말했다.

답은 알 수가 없었다.

파트 건물에서 나오는 몇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니 한참을 알아보더니 안 되겠다면서 두 손 들고 모두 가 버린다.

어떤 사람은 자기도 체크인 할 때 고생했는데 오후 4시 정도면 이메일로 방번호와 비밀번호가 올 거라며 기다리고 했다.

'4시간씩이나 기다려야 하나? 그럴 수는 없지.'

백방으로 알아보고 숙소 측과 연락을 해 보려고 해도 안 되었는데 아파트 입구에 고객센터 전화번호가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통화를 하고 있는 아가씨가 보였다.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잽싸게 달려가 가려는 아가씨를 잡았다.

"하이?"

"헬로"

사정 설명을 하고 고객센터에 전화번호가 있는 곳까지 무조건 데리고 갔다.

마음 착한 아가씨가 졸졸 따라왔다.

전화를 부탁을 하니 흔쾌히 걸어 주었다.

아가씨의 도움으로 고객센터와 전화 통화를 하여 이메일로 방 번호와 비밀번호를 받을 수가 있었다.

"너무 고마워요. 같이 사진을 찍고 싶어요."

"오, 댓츠 오케이"

함박웃음을 머금은 천사 같은 아가씨와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아파트에 들어가니 아담하고 깨끗해서 절로 마음이 환해진다.

스위스에서 묵었던 아파트와 비슷하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와, 이 아파트 너무 좋다. 맘에 들어요."

"아파트 복은 있네~~"

벼리가 주변 마트에 장 보러 간 사이에 캐냐 전자 비자 신청을 어제에 이어 시도해 보았다.

정말 힘들게 몇 시간에 걸쳐 씨름한 끝에 내 것만 일단 먼저 신청이 되었다.

결과가 나오면 벼리 비자도 신청할 생각이다.

이제 이른 저녁도 먹었고 머리 식힐 겸 바람을 쐬러 가자.

우리 아파트 4층에서 한 층만 내려가면 바로 역 플랫폼이 있으니 열차 타는데 1분도 안 걸린다.

이런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건 처음이다.

이동이 쉬우니 너무 좋다.

열차를 타고 핀란드 외곽을 누비며 다닐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나무와 숲이 우거진 핀란드에서는 장거리 구간도 구상해 보았다.

헬싱키 역 주변에 갔다.

아파트 역에서 10분 거리였다.

역 주변을 둘러보다가 핀란드 유심을 사서 끼웠다.

"총알을 장전했으니 총을 메고 나가야지."

"출동"

주변 관광지를 검색을 하니 구글맵에서 알려준 한 곳.

'테디'라고 되어있다.

곰?

곰 관련 관광지인 것 같은데 박물관도 아니고 자세한 설명이 없다.

"일단 가보자. 뭐가 있는지."

구글맵이 알려주는 대로 한적한 거리를 걸어가 보았다.

가는 도중에 나비라는 한국식당이 보였는데 석쇠 갈빗집이었다.

한국 사람도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오랜만에 고기도 먹고 싶은데 벼리가 안 먹어서 들어갈 수 없었다.

침만 꼴깍 삼키고 그냥 돌아섰다.

헬싱키에는 동양인이 좀 보이는 편이다.

중국사람이 많이 보였다.

구글맵이 알려 준 대로 찾아서 멈춘 곳에는 집들만 있었다.

'여기는 관광명소 같지 않은데... 뭐가 있다고 그러지?'

그곳을 맴돌며 한참을 서성거려도 곰과 관련된 표지판이나 그런 집이 안 보였다.

위를 보다 우연히 발견한 건물 2층 모퉁이에 곰 같이 생긴 석조 모형이 국기봉과 같이 있었다.

“이게 왜 관광 명물이냐?”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모른 나나.

그는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

우리는 배꼽 잡고 "하하하 깔깔깔..."

핀란드의 곰이 한바탕 웃겼다.

'슬로 슬로, 터벅터벅'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게 하는 거리는 다른 유럽 지역과는 달리 건물들이 심플했다.

오늘은 핀란드의 맛보기, 내일부터 진짜배기 맛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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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가는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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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핀란드땅이 보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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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체크인을 도와준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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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저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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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역으로 나를 태워준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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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역전에 있는 멋진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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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이 알려준 관광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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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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