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북쪽 얼음의 도시 오울루 /23년8월14일(월)

by 강민수

헬싱키에서 4일 중 첫째 날로 북서쪽으로 600km여 떨어져 있는 오울루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핀란드 최상위 북쪽에 자리한 산타마을까지 가 볼까 생각했는데 무리하게 일정을 잡지 않기로 했다.

하룻만에 갔다 올 수 있는 최고 먼 거리가 왕복 1,300km로 오울루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았다.

숙소에서 문 열고 나오면 바로 역전이다.

신통방통~~

가는 동안 우리는 4인실 독방에서 음악을 듣고 인터넷을 하면서 편안하게 지냈다.

핀란드는 4인실과 2인실의 독방이 몇 개 있는 게 유럽의 다른 열차와 달랐다.

타인의 시선이 없으니 별천지다.

앉기도 눕기도 자유로워 마음이 편했다.

나무가 울창한 핀란드의 풍경을 바라보니 눈이 시원하다.

누가 그랬던가?

핀란드에서 1~2개월 살면 눈이 좋아진다고...

한 달 살기가 유행인데 눈이 좋아진다면 핀란드에서 살아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기는 한데 추운 지역이라 살기 싫어요." 벼리가 말했다.

핀란드의 열차 좌석 옆에는 쓰레기통이 없는 것도 다른 점이다.

비닐봉지를 여러 장 붙여 두었는데 거기에 쓰레기를 넣으면 벽에 대롱대롱 달려있다.

부착된 쓰레기통을 관리하는 것보다 더 위생적일 것 같았다.

봉투에 불룩하게 담아두면 나중에 치운다.

쓰레기통 대신으로 봉투에 담아 버리는 그런 문화가 특이했다.

그리고 열차 내 일부 지정객실에서는 대화를 아주 적은 목소리로 해야 하는 침묵의 객실도 있었다.

이 침묵의 객실은 이탈리아와 핀란드에서만 보았던 것 같다.

6시간 정도 걸려서 오울루에 도착했다.

오울루는 별 볼거리는 없다.

눈이 많이 오고 얼음의 도시라고 알고 왔으니 별 기대는 없었다.

추운 도시의 삭막함을 연상했는데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고 평범한 도시다.

시골스럽고 자그마한 도시로 거리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오울루에서 약 3시간의 여유가 있다.

'아무리 볼거리가 없어도 뭔가는 있겠지?'

"오울루에서 볼 만한 곳은 어디로 가면 되나요?"

역 앞에서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물었다.

알려 준 곳이 대형마트였다.

대형마트가 관광지???

그만큼 볼거리가 없는 일상적인 도시인가 보다.

"에게. K 마트는 많이 보았는데..."

"설마 여길 대형마트라고 하지는 않겠지?"

"들어왔으니 둘러보자."

"우와 핀란드는 수박이 왜 이리 싸요?"

중간 크기의 수박이 1유로라 놀랐다.

"추운 곳이라 수박을 잘 안 먹나 보네."

생각은 자유다.

무거워서 돌아가는 길에 사려고 점찍어 두고 나왔다.

여러 가게들이 문을 거의 열지 않았다.

'가뭄에 콩 나듯이' 군데군데 한 두 집이 열려 있었는데 손님이 없으니 썰렁하기만 했다.

가게들을 지나니 큰 빌딩이 나왔는데 여기에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다.

지하로 내려가니 진짜 대형마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벼리는 진열 상품들을 한번 스캔하고 지나가면 머리에 저장되어 가격비교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것 또한 신통방통이다.

실컷 둘러보더니 이렇게 많은 데도 살 게 없단다.

큰 대형마트에서 산 1.4유로짜리 완두콩 한 봉지라니 크기가 대조적이다.

"푹 삶아서 먹으면 맛있겠다."

완두콩 수프를 만들어도 된다며 좋아하는 벼리의 식사는 소박하다.

"뭐가 그리 맛있을까?"

재료 본연의 맛을 느껴보라고 한다.

입이 참 다르다.

1층으로 올라와서 가게들을 둘러보았다.

이 빌딩에서 나오면 번화가와 연결되어 있었다.

카페 레스토랑 가게들이 모여 있고 사람들이 많았다.

비가 와서 빌딩에서 나가지 못하고 잠깐 멈췄다.

오고 가는 사람들을 보니 8월인데도 겨울 옷을 입고 다니고 있었다.

비 사이로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다 보니 벌써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가는 길에 수박을 사 가려고 했던 마트에 들렀다.

자세히 보니 1유로가 아니고 kg당 가격이었다.

"그럼 그렇지. 유럽 물가가 비싼데 쌀 턱이 없지. 좋다가 말았네."

무게를 달아보니 4kg이 넘었다.

"집 가까운 마트에 가서 사요."

무거운 수박을 사서 안고 갈 이유가 없다며 가자고 했다.

수박을 포기하고 다시 헬싱키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역전으로 돌아갔다.

열차 안에서 핀란드의 경치를 실컷 봤고 어제 밤늦게까지 시도한 벼리의 케냐비자 신청을 어렵게 성공했다.

긴 시간의 열차 여행이지만 지겨울 틈 없이 달려왔다.

열차식과 간식과 아름다운 핀란드의 경치가 있었으니...

이를 즐기는 우리들의 마음이 함께한 즐거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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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아파트)와 역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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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건너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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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풍경을 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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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창가를 지나치는 핀란드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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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파견 핀란드 물가조사팀 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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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울루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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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 쓰레기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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