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와 모로코를 통하여 북부 아프리카 대륙을 경험했지만 남부는 처음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유럽인들이 휴양차 많이 방문하는 곳이고 경치가 아름답다고 벼리가 가고 싶어 했다.
어제 밤늦게 도착하여 오늘은 눈이 뜨일 때까지 잤다.
어젯밤 숙소의 1층 레스토랑에서는 늦게까지 음악이 울려 쉽게 잠들기에는 환경이 열악했다.
이 레스토랑에서 아침 호텔식사가 제공되었다.
주문받는 아가씨에게 어젯밤 음악소리가 시끄러웠다고 하니 주말에는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했다.
아침을 먹고 동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종교단체에서 하는 명상센터를 발견했다.
어떤 곳인지 궁금하여 무조건 벨을 눌러보았다.
너무 조용하여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혹시나 하고 눌렀다가 가려는데 안에서 사람이 나오는 게 아닌가....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이 나오시더니 우리를 안으로 안내했다.
들어가니 법당 같은 공간에서 몇몇 사람들이 무릎 담요를 덮고 의자에 앉아 명상을 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발 밑에 까는 둥근 방석을 하나씩 줬다.
우리도 덩달아 눈을 감고 차분한 마음으로 따라 했다.
명상 중간중간 마음을 돌아보는 조용한 말씀이 흘러나왔다.
명상시간이 끝나니 정신세계와 행복에 대한 설교가 이어지고 문답시간을 가졌다.
명상을 한 후라 사방이 적막에 쌓인 것처럼 고요했고 말소리도 소곤소곤 속삭이는 듯했다.
다 끝나고 티 타임이 있었다.
쿠키와 차를 내어놓았다.
우리도 같이 차를 마시며 인사를 나누고 이것저것 간단한 대화를 했다.
"어디서 왔냐? 어디에 묵고 있느냐?"
등 여러 질문의 답과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했다.
"베리 굿" 이란다.
홍보대사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들은 관심 있게 들었고 큰 쇼핑몰과 번화가 가는 방법도 알려줬다.
인사를 하고 나와 외출을 하려고 숙소로 왔는데 벼리가 가방을 법당에 두고 왔다면서 찾아 달라고 했다.
급히 법당으로 가보니 문은 굳게 닫혀 있고 인기척도 없고 벨을 몇 번 눌러도 사람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아까 나오면서 받았던 홍보 전단지를 살펴보니 전화번호와 이메일이 있었다.
호텔 직원에게 전화를 부탁하니 받지를 않아서 이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오지 않았다.
내일은 호텔을 옮기는데 가기 전에 찾으면 좋으련만...
있는 동안 연락이 없으면 담주 화요일 저녁 정기 모임시간에 다시 와서 가방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캐리어를 사기 위하여 쇼핑센터로 가려고 렌터카로 시내를 갔다.
오른쪽 운전대와 수동기어가 아직까지 익숙지 않았다.
가끔 시동도 꺼진다.
몇 번 시도 끝에 도착한 곳은 매년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다는 곳 중의 하나인 워터프런트라는 부둣가다.
남아공에서 가장 오래된 항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상징적인 테이블 마운틴의 배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포토존이 있었다.
올라서거나 앉아서 폼을 잡고 사진을 찍는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멀리 테이블 마운틴을 바라보며 한 장, 마주 보며 다정하게 또 한 장을 찍었다.
이곳은 현지인과 해외 방문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지역이다.
잘 조경된 보행자 산책로와 다리를 따라 도시, 수로 및 해변가를 걸으며 바다의 푸르름을 만끽하기는 더없이 좋았다.
캐널 디스트릭트의 배터리 파크에는 포장된 산책로, 벤치, 잔디가 깔렸는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토착 정원이 있는 광장이 있었다.
다양한 명소와 활동을 체험할 수 있고, 아프리카 최초의 4DX 영화관 누 메트로 시네마도 있다.
관광객들이 많아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한 곳에 쇼핑센터와 레스토랑들이 모여 있었다.
캐리어 가격을 살펴보니 웬걸, 아프리카라 비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완전 오산이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유럽보다 비싸다.
그러면 사기가 곤란해진다.
상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우리나라의 두 세배가 넘는다.
광장을 지나니 흑인 음악들이 나오고 춤을 추는 무리가 있었는데 벼리도 그 속에 끼여 그들에 맞춰 따라 추었다.
벼리는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흑인들의 일상이 춤이라고 해도 과장되지 않는다.
벼리와 그런 면이 닮았다.
배가 출출하여 시간을 보니 오후 2시가 되었다.
쇼핑센터 내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주문하여 먹었다.
만원 정도다.
상품가격은 비싼데 레스토랑이나 마켓의 먹을거리들은 약간 싸다.
날씨가 추워 차에 두고 온 외투가 생각나서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아프리카에서 추워서 떨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얼른 차를 타고 옷을 입고 히터를 켜니 몸에 온기가 돌아 테이블마운틴으로 차를 몰았다.
산이 테이블을 펼쳐 놓은 것처럼 멀리서 보면 평평한데 가까이 가니 산 몇 개가 서로 합쳐져 있어 웅장하게만 보였다.
산에서 내려온 청년에게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을 물어보니 50분 정도면 올라갈 수가 있다고 했다.
비가 약간 뿌리는 저녁이라 조만간 날을 잡고 올라가기로 했다.
차로 돌아와 이래 저래 휴대폰을 만지다 우연히 구글맵 지도가 자동차 전면의 화면에 나왔다.
시내로 오는 길에 거치대가 없어 벼리가 들기도 하고 옷 위에 올려놓으면서 오느라 불편했는데 화면이 나오니 운전하기가 훨씬 쉬웠다.
음성 안내도 나오고 휴대폰을 별도로 거치하지 않아도 되니 안전운전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렌터카가 있으니 편하다며 모처럼 일찍 호텔에 들어왔다.
내일은 새로 예약한 에어비앤비 숙소로 옮길 예정이다.
숙소 부근 동네모습
종교단체의 명상센터
차 마시는 시간
케이프타운 바다수로 주택
쇼핑센터
저 멀리 테이블마운틴의 구름과 같이
아프리카 댄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