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뭐 하는 곳인데 사람이 이렇게 줄을 서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말한다. 창문 하나 없는 하얀 가게의 외관. 오픈 전부터 열을 맞춰 줄 서 있는 손님들. 외관만 보면 이 가게가 어떤 가게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텐동코마츠는 구미역 후문 금리단길에 위치한 텐동 전문점으로, 튀김 덮밥 ‘텐동’만을 판매하고 있다. 금리단길 상권이 발달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튀김을 튀기고 계신 텐동코마츠 김대성 사장님을 만났다.
구미에서 가게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저는 구미 토박이입니다. (웃음). 태어난 곳도 구미, 자라난 곳도 구미여서 자연스럽게 구미를 선택했어요. 사실 수도권으로 가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현실적인 상황이 따라와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큰 도시에서 찾아오게끔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대구에서 찾아오시는 손님도 많다고 들었어요. 사장님의 포부가 성공하신 거네요. 멀리서 찾아와 주시는 손님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감사하죠. 정말. 사실 음식 하나 먹으러 멀리서 온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전에 대구에서 손님이 오셨는데, 재료가 다 소진되어서 음식을 못 드시고 다시 내려가신 적이 있어요. 너무 죄송했죠. 멀리서 오신 분들은 언제 또 오실지 모르니까··· 오셨을 때 최선을 다해서 대접해 드려요.
특별히 텐동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일식을 즐겨 찾는 편이라 음식을 한다면 일식을 하고 싶었어요. 이미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음식을 찾다가 텐동을 알게 되었어요. 또 그때 텐동이 방송에 나오면서 인지도도 점점 높아지던 때라, 큰 고민 없이 선택했던 거 같아요. 제가 워낙 튀김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웃음)
튀김을 연구하시면서 혹시 ‘이것까지 튀겨봤다!’ 하는 게 있다면?
웬만한 식재료는 다 튀겨봤어요. 닭가슴살부터 해서 삼겹살, 방울토마토, 바나나도 튀겨보고···. 떡 튀김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 떡이 엄청 위험하거든요. 그때는 그걸 모르고 직원 간식으로 사 온 떡을 기름에 넣었어요. 난리가 났죠. 기름이 사방팔방 다 터져서 화상도 크게 입었던 적이 있어요.
튀김 위에 간장이 뿌려진 채로 나오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튀김에 간장을 찍어 먹는 것이 익숙하다 보니 생소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일단 텐동이라는 음식 자체가 일본 식당 셰프들이 남은 튀김을 밥에 얹고 간장을 뿌려 먹는 것부터 시작이 되었어요. 간장을 뿌려 나오는 게 기본 베이스인 거죠. 매장 스타일에 따라 변화구를 줘서 바삭한 튀김옷을 유지하기 위해 간장을 따로 내어주는 곳도 있어요. 우리 가게가 간장을 뿌리는 선택을 한 이유는···. 특별한 건 없고요 (웃음). 간장이 따뜻한 튀김 위에 스며들었을 때, 그 맛이 좋더라고요.
텐동 코마츠가 구미 맛집으로 떠오르면서 음식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졌을 거 같아요.
가게 오픈 초창기에는 텐동이라는 음식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밥 위에 튀김이 올려져서 나오니까 ‘밥은 안 나오나요?’라고 물어보는 분도 계셨고, 튀김에 간장을 뿌린 걸 보고서 ‘튀김이 왜 이렇게 새까매요?’라고 말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지금은 가게가 알려지고 텐동도 대중화가 되다 보니 물어보시는 손님들이 잘 없으시죠.
가게 음악이 모두 JPOP이더라고요. 선곡은 사장님이 하신 건가요?
맞아요. 매장과 음악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가게에 어울릴 만한 노래를 열심히 검색해서 찾았죠. 가사는 잘 모르지만 (웃음)···. 손님이 편안하게 식사하실 수 있도록 볼륨 크기도 조절하고요.
한 자리에서 오래 식당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부끄럽지만 예전에는 문을 닫는 날이 잦았어요. 가게가 문을 닫게 되면 휴업 공지를 해야 하는데, 어느 날 공지가 늦어진 적이 있어요. 오픈 한 시간 전이었나? 그날 가게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한 손님에게 메시지가 온 거예요. ‘오늘 지인을 데리고 왔는데 갑자기 문을 닫아서 화가 났다. 저번에 왔을 때도 임시 휴업이었다.’ 그때 깨달았죠. 내 매장이라고 마음대로 문을 닫으면 안 되겠구나···. 그 손님 덕분에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게 되었어요. 책임감은 물론이고요.
함께 하는 직원들과의 팀워크도 중요할 거 같아요.
장사를 혼자 하는 건 쉽지 않아요. (웃음) 모두 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하죠. 저는 무엇보다 직원들과 같이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해요. 요식업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제가 배운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도 하죠.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고요. 그러다 보니 배움을 쉴 수 없는 거 같아요.
‘도전을 통한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인상 깊어요. 요즘은 어떤 도전을 하고 계신가요?
과정 중이라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게를 다른 쪽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고맙게도 오후에는 직원들이 가게를 잘 봐주고 있어서 새로운 걸 배울 시간이 생겼어요. 사업적인 측면에서 고민도 많이 하는 요즘이네요. 여기까지만 말할게요. (웃음)
꾸준히 도전하고 성장하시는 모습이 대단해요. 마지막으로 요식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목표가 있다면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을 옆에 두어라’는 말이 있어요.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환경을 만들라는 거죠. 그 사람들과 꾸준히 함께하다 보면 동일한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민하는, 꿈을 이룰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잖아요. 그렇게 환경을 만들어가면 언젠간 꿈을 이루리라 믿어요.
글, 편집 : 김예빈
사진 : 김대성 사장님, 김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