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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Oct 11. 2022

소피's 로컬이야기

[로컬향기 2]

*본글은 부여에서 로컬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는 소피님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Q1) 로컬살이 중 언제 제일 힘들었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제일 행복했던 순간과 그 이유는?


제일 힘든 순간은 이 로컬에 온 이유와 목적을 잃어버렸을 때라고 할까요. 어떤 로컬을 가든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가는 편인데, 막상 가서 나의 기대와 다르게 흘러간다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면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주변에 함께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으면 더더욱저의 로컬 생활을 공감해주고 지지하는 사람을 만나는게 중요하다는 걸 이때 알았어요.


제일 행복했던 순간은 나와 다른 존재들을 만나 서로 어우러짐을 느낄때에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로컬 생활을 할 때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에요. 그런데 그 사람과 나의 삶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하나 됨을 경험할 때 경이롭죠. 나라는 사람이 타인의 삶에 스며들고, 타인이 나의 삶에 스며드는 것. 저는 로컬 자체보다 사람이 궁금해요. 로컬에 어디에 뭐가 있고, 이런 것들은 차차 알아갈 부분이고, 사실 사람을 만난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만나는 거나 다름없잖아요. 그럼 사람 자체가 로컬일 수 있겠다 싶어요. 그 사람을 통해 들여다보는 로컬이 찐 로컬인 것처럼 느껴져요.


Q2) 프로젝트 기획 과정에서 본인이 맡았던 담당은 무엇이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발전 과정을 겪으셨을까요?


청년마을 리서치 및 집중 소개할 마을 선정, 로컬 인터뷰어 섭외, 인터뷰 진행, 카드뉴스 제작, 청년마을 컨텍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인터뷰이를 섭외하는 게 하늘에서 별 따기였습니다. 공모전의 일환으로 진행되다보니 전체적인 내용을 투명하게 오픈할 수 없었고, 그 점이 인터뷰이들 입장에선 신뢰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역살이의 필요성을 느끼고 청년마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호소하는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모집' 하는 방식을 취한 이유는 청년마을 측에서 참가자를 추천받으면 이미 정보가 1차적으로 필터링 된 참가자를 만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인 모집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청년마을 후기를 일일이 찾아보며 직접 섭외하기도 했습니다.


00 청년마을 후기, 00 청년마을 1일차, 00 한달 살이, 00 참가자 등 다양한 검색어를 활용하여 인터넷 검색 엔진부터 시작해서 인스타 해시태그, 블로그, 브런치, 유튜브 등을 샅샅이 조사했습니다. 운영자 블로그를 통해 파도타기 하기도 하고, 댓글들도 추적하면서 인터뷰이를 구하려고 나름 애썼던 기억이 나네요. 나중엔 지인 찬스도 썼지만 호소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막상 인터뷰를 진행해보니, 인터뷰 자체에 부담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인터뷰이에 대한 입장 고려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대부분 이미 외부에 (글이나 영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왔던 사람들 말고는 응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어요.


결국엔 프로젝트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처음 목표로 했던 자발적인 참가자를 모으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청년마을 측과 컨텍을 해서 진행했어요. (그러나, 적극적으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자발적으로 참여한 인터뷰이만큼 모으지 못했네요..)


아직까지도 인터뷰이 모집은 진행 중이에요! 사실 발전은 없고 지금 정체된 상황이라 달리 할말이 없지만, 이제는 공모전 내용을 오픈할 수 있어서 공개적으로 인터뷰이를 재모집하려고 합니다!


Q3) 청년마을 중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그리고 그 이유는?


당연히 숙소나 음식을 해결하는 방식, 근처 인프라!


청년마을을 운영할 때 가장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프로젝트에만 신경 쓰다가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는 것인데요. 아무리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누구나 좋아할 만한 아이템이 있고, 사업을 잘하는 팀이어도 청년마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식주를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먹고 자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프로그램을 지속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되더라구요.


청년 마을은 어디까지나 이방인의 입장에서 낯선 지역에서의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간 역할을 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누구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숙소와 환경을 만드는 것은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제도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에 발을 들이게 되는 계기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 사람을 지역에 더 머물도록 만드는 스테이 장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마을은 새로운 지역을 경험할 수 있는 창구의 역할을 하면서도 그 이후의 지속적인 지역살이를 위한 거점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청년마을이 가진 숙소, 복합공간, 인적자원, 그리고 무엇보다 생활비를 내지 않고 실험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은 지역에 정착하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주변에 함께 무언가를 도모해 볼 동료나 팀이나, 여가 시간을 보낼 공간들이 생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들을 설계하는 것도 청년마을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Q4) 서울생활과 달리 타지 생활이 갖는 장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그 이유는? (자유롭게 서술해주셔도 됩니다.)


1) 흔하디흔한 네온사인, 높은 빌딩으로 가려지지 않은 넓은 들판과 산맥을 두 눈에 담으며 넓은 하늘을 볼 수 있음.


2) 작은 마을로 갈수록 서로에게 오가는 정을 경험할 수 있음.


3) 교통편이 어렵기 때문에 현재 거주하는 로컬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음.


4) 빽빽한 빌딩과 줄기차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음.


5)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자연 속의 힐링을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음.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서울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 압박감을 느끼던 것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됨.




ps.

(마지막 글은 굉장히 나에게 와닿던...

서울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中인 나를 반성하는 좋은 곳이 어디 있더람..

얼른 다 때려치우고 나도 타지에서 나만의 프로젝트를 만들며 사람들과 진득한 위로를 공유하고 싶다. 휴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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