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마을에서 배우는 인문학

나홀로 속초 여행, 도문카페, 문화공간돌담

by 갓혁

인문학 공부 (with 문화공간돌담, 도문카페)

상도문 돌담 마을을 거닐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마지막 아기자기한 장소.

곳곳에는 자연스러운 녀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진짜 고양이들인줄 알고 깜짝 놀랐지만 이내 마음을 다시 웅켜잡았다. 이제는 마지막 관문으로 넘어가는 하나의 소중한 장소로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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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녀석들이 내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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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오두막에서 쪽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 돌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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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 도문 마을은 길고양이들이 엄청 많다. 가옥 내부에서도 길고양이들이 터를 잡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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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이 떠오르는 소소한 구멍가게, 그리고 여전히 아름다운 빨간색 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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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뛰어다니는 우편부의 발걸음과 땀방울이 묻어날 듯한 초록색 우편함, 그리고 옆 담장을 엿볼 수 있는 빨간색 담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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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 두 알 영롱하면서도 빨갛게 무르익고 녹아드는 이름 모를 열매, 그 옆으로는 길이 없다는 자연스러운 말뚝까지 모든 게 그대로였다. 이 자연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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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돌마다 어떤 그림의 이상과 감성이 녹아들어 갔더라. 처마에 자주 활용되었던 기왓장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들기도 충분했다.
20220322_130803.jpg?type=w1 문화공간 돌담


공영방송이 아닌 유튜브 구독자 및 스트리머들을 위한 소소한 예능 프로그램

"우리 동네 클라쓰'


아직도 기억난다. 이수근과 여러 예능 출연자들이 등장하며 1박2일 같기도 하지만 사실 곳곳에 남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무던한 곳을 지극정성으로 다룬 프로그램이었다.


'나 여기 있소, 그러나 알려지기 싫어서 이 자리에 머물 뿐이오. 그러나 와 주시오.'


이 멘트는 그들의 철학이 담긴 로컬 동네 감성이 깃든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사라지고 무너져가는 동네를 다시 살리도록 하는 하나의 프로젝트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되겠다.


내가 예전에 소호 259를 언급하고 속초의 구시내인 동명동을 언급했던 것처럼, 상도문 돌담마을 또한 설악산 자락에 위치한 조그마한 로컬 장소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물며 우리는 어떻게 이 아름다운 곳을 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더 매력적인 곳이라 더 크게 와닿더라.


#상도문돌담마을 #상도문마을 #문화공간돌담 #우리동네클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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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에서는 설악산 자락 이름 모를 유서 없는 마을에도 그 의미를 되살려주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중 일환 중의 하나가 바로 '문화 특성 지역'인 '상도문 돌담마을'이었다.


설악산의 산기슭을 훑고 오는 바람 소리, 쌍천에서 굽이쳐 내려오는 물줄기에 돌아가는 물레 소리가 도란도란 정겹고 아름다운 이곳.


상도문 돌담마을의 고즈넉한 옛 추억이 담긴 이 공간에서 또 다른 새로운 기억들이 머물고 아름다운 추억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돌담마을의 시민커뮤니티 공간으로 마을을 찾은 여행자들의 문화공간으로 '문화공간 돌담'안에서 다양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고자 한다.


건축가 - 전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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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시민들의 염원과 관광객들의 의미가 짙게 담겨있는 조약돌과 돌멩이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들의 염원은 간단하고 일관적이었다. '코로나'라는 퇴폐적이고 무시무시한 녀석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여느 소망의 뒷 배경에서 시작된 점은 분명했지.


'여보게...! 행복일랑 찾지 말게. 등에 업혀 보이지 않을 뿐...'


상도문 돌담마을 회관에서 주민들이 작성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 아래에는 회관의 마크 표식이 있었으며, 주민들의 작디작은 소중한 소원들이 동글동글하게 둘러싸여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프지 않게끔 이 자리에 고즈넉한 동네의 유서를 남겨주세요."


"우리 동네는 그렇게 무서운 동네가 아니랍니다. 그저 사람들의 인적이 없는 곳인데 조금 슬퍼요. 희망과 소망을 주세요."


"돌담마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통적인 유서와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이야기를 하나하나 만들어가겠습니다."


"코로나 꺼지고 우리 동네 만세"


그들의 염원은 그렇게 일관적이었다.


'우리 동네를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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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란 그들의 삶이 잠깐 머물다 가기를, 안정적인 여유를 즐기도록.


속초 문화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로컬 감성과 함께 그들의 마음을 곧이곧대로 연결시키기보다는 작은 스토리를 하나로 이어붙이도록 노력했다는 노고가 함께 보였다.


서촌 프로젝트를 잠시나마 맡았던 내가 이 돌담마을에서 꽤 큰 여운과 교훈을 얻었는데,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것에서 '소소함'을 얻어 가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왜 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사진과 이야기를 전해주려고 하는가.' 당연히 소통의 부재에서 벗어나고 오해를 풀고 '나 잘 살고 있소'라는 의미를 수식해 주기 위함이 아니던가. 하지만 그런 수식은 이 한적한 산골마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잠시나마 그런 마음과 생각이 깃들 때 이 글을 읽고 이내 내 마음은 천천히 자연과 동화되듯이 녹아들어 갔다.


'쉬세요. 쉼표란 그저 여러분들의 생각을 전달해 주는 부호가 아니라, 그저 쉬도록 도와주는 서포터즈입니다. 가끔 쉬어야죠. 왜 이리 바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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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들의 스토리가 담긴 곳 '도문 카페', 그리고 '한옥마을' 스토리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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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문도담마을 근처 '도문카페'


길고양이들의 흔적이 있는 '도문 카페'로 오세요 :D


내가 이 돌담마을을 거닐면서 궁금했던 점이 있다. 곳곳 돌담과 조약돌에는 고양이 그림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점이다. 물론 그 외에도 이름 모를 빨간색 꽃과 유채꽃, 화려한 벚꽃 그림, 심지어 시고르자브종(시골잡종의 신조어) 강아지들이 많았다는 점도 꽤 인상이 깊었지만 유독 70프로 페인팅이 대부분 '고양이'였다.


그 이유를 한번 되돌아보고 생각해보니 이 설악산 자락에는 길고양이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특히 날씨가 굉장히 따스했기에 이 동네에 거닐던 모든 고양이들은 한옥마을 툇마루나 한 마당에서 여유롭게 낮잠을 자거나 서성거리고 어슬렁거리고는 했다. 가끔씩 돌담길 사이사이 잇따라 새끼 고양이들과 함께 음식을 찾으러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고, 서글프게 우는 새끼 고양이들의 목소리는 이 한적한 동네에 크게 울려 퍼져 마치 내가 고양이 마을에 온듯한 느낌도 강하게 받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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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이 카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맞아요. 사람 사는 이야기를요. 덤으로 고양이들도."


나는 조용히 툇마루에 앉아 햇빛에 서서히 녹아드는 뒷마당 눈 자락을 구경하며 고양이들과 놀기 바빴다. 그 녀석들의 재롱은 끝이 없었다. 그리고 어느 사장님과 여유로운 티타임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이 도문 카페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듣고 싶었다. 요즈음 봄이라 그런지 '인문학'에 강력히 꽂혀든 느낌이었다.


사장님은 입꼬리를 씰룩이시면서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를 천천히 아주 담백하게 풀어나가셨다.


"이 돌담마을을 가다보면 길고양이들이 널렸죠? 그중에 몇 녀석들이 저희 집 앞에 새끼를 낳았답니다. 그때부터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었는데 그 이후로 어디로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고 있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 저희 가게의 마스코트가 되었답니다. 간단하죠?"


"오, 사장님 전 더 진득하게 듣고 싶어요. 그래서 이 카페를 만드신 이유가 이 고양이들을 위함인가요?"


"이 고양이들이 새끼를 낳고는 어디론가 도망갔어요. 네 맞아요. 사실 이 재롱이 많은 녀석들은 저의 1기 고양이 멤버들의 새끼들이랍니다. 부모들은 어디로 가버렸고 그 자식들만 저희와 함께 지내고 있죠. 밤마다 서글프게 우는 이 녀석들의 마음도 모른 채 어디론가 갔겠죠."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지으신 사장님의 얼굴을 보면서 미묘한 감정이 섞여 들어갔다. 동물의 본능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함 아니던가. 그런데 어느새 독립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그 마음을 이미 알고 떠나간 것일까. 동물들도 인간과 다를 바 없구나. 아, 사실 인간들도 동물이었구나. 그럼 인문학이 아니라 동물학이 아닌가. 결국에는 동물들이나 사람들이나 그 마음이 저 마음이구나. 그래서 재미있구나.


혼자 속으로 중얼거릴 때, 사장님이 대뜸 또 한마디 해주셨다.


"아무든 제2기 멤버들의 이름을 본떠서 만든 카페가 바로 이 '도문 카페'입니다. 도문이라는 의미는 설악산 자락으로 들어가는 담벼락 문에서 유래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지금 있는 곳은 상도문이고, 아래 조금만 더 가면 하도문이라는 지명도 있긴 한데 이 상도문마을에 비하면 평범한 마을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터를 잡았지요."


"그러면 사장님은 지금 이 카페를 통해 어떠한 결과를 만드시고 싶으시나요? 결과적으로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시는 건가요?" (대뜸 싹수없었고 오해 살만한 질문이었지만 사장님은 이내 이 말을 기대했단 듯이 받아쳐주셨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전에 많이 질문했던 모양이었다.)


"이 동네 주민들의 삶의 정취가 담긴 곳인데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았답니다. 때로는 이 동네가 백종원의 골목식당처럼 맛집으로 연결되면 좋기는 하겠지만 그럼 이 소소한 동네가 가지는 진실한 감정 스토리가 없잖아요. 너무 상업적인 거리가 되기는 바라지 않죠. 참 아이러니하죠. 그래서 자영업자들은 언제나 고민한답니다. 지금 코로나 시국 돈이 된다면 당연히 땡큐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권이 짙은 도심가에서 비롯되겠죠. 하지만 저희 가게는 조용함을 추구하는 곳이거든요. 이 자리에 머물면서 단골들이나 왔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구전으로 마치 전래동화처럼 퍼지길 간절히 바라거든요."


"그러니까 사장님 말씀은.. 로컬 이야기를 대표하는 카페가 되고 싶다 그 말이시죠?"


"그렇죠. 그거랍니다. 이제서야 말이 통하시네. 여기 카페 주변 곳곳을 둘러보시면 아실 테지만 저희는 상업적인 공간을 추구하지 않아요. 그저 편하게 머물다 갔으면 좋을 따름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저희 가게나 주변 사진관을 마치 상업적인 구역으로 말해놓고 본인들의 수익을 위해 홍보하던데 그건 잘못된 신념이라고 봐요. 적어도 이 곳에서는요."


순간 마지막 사장님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듣고 내심 창피했다. 나도 자본주의에 찌든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이 글을 홍보하고 조금이라도 수익을 바랐던 한 사람이었기에 말이다. 그래서 더 죄송하지만 그 마음은 이내 사라졌다. 왜냐하면 고양이들이 다시 잠에서 깨어 나를 반겨주기 시작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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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도 정상점. 로컬 구멍가게임은 분명했다. 입구부터 심상치가 않았지.

그렇게 사장님과 고양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뒤, 다시 제 갈 길을 걸어갔다. 확실히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기 전과 후의 나의 이 돌담마을 여정 길은 '아' 다르고 '어' 달랐다. 지금은 그들의 삶이 녹아든 체취가 물씬 풍겨져 오는 곳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전에는 그저 자연적인 현상에 불과했으면 말이지.


난 이래서 이러한 여정이 좋다. 사람들의 '인문학'이 담긴 곳일수록 더 짜릿하거든.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마지막 관문은 육도 정상점이라는 특이한 곳이었다. 일반 옛날 구멍가게 같기도 하고, 심지어 오뚜기 마크와 80년대 상호를 떠오르는 듯한 번호표가 그대로 붙어있었다.


내가 알기론 이런 곳에 들어가면 나이가 지긋하신 사장님들께서 1500원 라면을 지극정성으로 끓여주시고 쌍화차나 식혜를 대접해 주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하고는 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곳이 아니었다. 그 상상이 끝나기도 무섭게 무의식적으로 삐거덕 거리는 목재 미닫이문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굳게 닫혀있었고 안에는 역시 예상대로 사장님들이 주무시고 계셨다.


난 그들의 진심 어린 여유(쉼표의 증거)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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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감성이 온전했던 나의 이 골목길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다시 한번 상기되지만 로컬 감성이 풍기는 곳이면 언제나 환영이었다. 홍보와 상권에 둘러싸인 그런 곳이 더 이상 자본주의에 변질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내 상도문 돌담마을을 유유자적하게 빠져나갔다. 아직도 그 도문 카페 사장님의 말씀과 고양이들의 여유로운 낮잠 풍경은 잊히지 않는다.


이 마을을 거슬러 내려가면 쌍천이라는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는데 그 느낌처럼 나의 인생 또한 '쉼표'를 맞이하는 그날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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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서 더 아쉬웠지만 이내 다시 이동하고 끝내야지.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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