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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May 26. 2022

예술인들의 아지트, 서촌 마을

서촌 골목 투어 ep1

1. 서촌 마을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무엇일까요.


이번주도 서촌을 걸었다. 그런데 문득 서촌을 걷다 보면 느끼는 나만의 감정이 있다. 왜 우리는 도대체 서촌 마을에 목이 멘 걸까. 그 이유는 무엇일지 조심스럽게 탐방하고 기록하려고 했다. 서촌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하다.


경복궁 서쪽에 있는 조그마한 마을이라는 의미였다. 북촌도 거의 비스름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다만 북촌 한옥 마을은 예로부터 양반들의 보금자리였기 때문에 한옥이 일찍부터 발달되었고 역사적 유래에 따라 그 자리에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 서촌은 어떠했을까. 다시 지도를 켜보고 북촌과 서촌을 비교해 보았다. 서촌 또한 오르막길로 올라갈수록 한옥 마을이 가지는 고유의 특유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내 경복궁 서쪽 문인 영추문으로 다가갈수록 상업적인 거리만 즐비한 곳일 뿐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서촌에 왜 주목해야 하는지 이 부분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먼저, 서촌이 주는 특징은 ‘젊음’이다. 그럼 다시 생각해 보자. 젊은이란 의미를 지닌 동네는 ‘홍대’, ‘이태원’, ‘신촌’, ‘강남’아니었을까. 사실 이 말은 불과 10년전에만 통용되었던 말이었다. 이런 말이 있었다.


강남은 젊음의 향연지, 신촌은 직장인들의 아지트, 홍대는 대학생들의 숨결이 깃든 곳, 이태원은 그 모든 것을 지닌 감미로운 장소라고 말이다.


그래서 대학시절 평범한 주말에는 홍대와 신촌에서 즐거운 일상을 만들어가고는 했지만, 더 진득하게 놀고 싶고 특별한 하루를 만들고 싶으면 이태원과 강남으로 이동하고는 했다.


10년이 흘렀지만 예전 같지가 않던 4곳의 아지트였다. 알고 보니 코로나가 많은 것을 변화시킨게 분명했다. 그러나 이 생각은 나만의 편견이 아니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대부분 나와 함께 대학시절을 같이 보냈고, 사회 초년생 시절을 함께 보냈던 회사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딱 이거였다.


“이제는 재미없는 동네들이야. 온전히 술집과 클럽만 즐비한 곳, 더군다나 똑같은 레퍼토리만 짙어진 느낌이야. 뭔가 특별하고 재미있는 동네가 없을까.”


이 생각만으로 가지는 부분은 역시나 어디서나 통용되었나보다. 서촌으로 당장 가야겠다는 나의 생각은 틀린 게 아니었다.


서촌은 참으로 특이한 동네였다. 젊음이라는 특성에 걸맞게 다양한 술집과 클럽, 재즈 바가 있어야 할 곳에 옛 레트로 감성이 물씬 담긴 곳이니까 말이다. 난 이것을 '오래된 감성'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서촌에 꼭 오면 해야 할 것을 정리하고는 했다. 서촌에서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어떠한 것을 깨닫고 가려고 하는 것일까. 내심 궁금했기에 이렇게 사유하고 분석하려고 한다.

2. 서촌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까 언급했다시피 서촌이 가지는 특성은 ‘레트로’ 즉, 오래된 흔적이었다. 흔히 비슷한 동네를 비교한다면 북촌 한옥마을과 이화 벽화마을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접근성과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스토리가 담긴 곳은 사실 서촌과 북촌밖에 없다. 이화마을은 벽화가 서서히 지워지고 있으며 심지어 재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점점 공실이 많아지고 있다. 곧 있으면 아마 벽화가 아예 지워진 잊힌 마을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서촌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인생과 일상을 곧이곧대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실제로 우리의 힐링이 서촌 골목에 물씬 녹아든 느낌이다.


예를 들면 한옥을 입고 강남에 갈 것인가, 아니면 서촌에 갈 것인가.


당연지사 우리는 서촌에 갈 것이다. 왜냐하면 경복궁과 광화문이라는 옛 시대적 배경에 걸맞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레트로 재즈바를 갈 거면 이태원을 갈 것인가, 서촌에 갈 것인가.


당연히 서촌에 갈 것이다. 확률적으로 그렇단 말이다. 이태원의 클럽은 대부분 생산적으로 생각하는 감성 문학적인 클럽이 많지가 않다.


조그마한 라이브 노래를 들으면서 사색하며 포스트잇을 붙이며 그 뮤지션들의 평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도록 하는 어반 감성은 사실 서촌에 있다. 물론 이태원 자체에 없다는 것은 아니고 인근 해방촌이라는 곳에도 가끔 레트로 재즈바가 보이기는 하지만 그 느낌 자체가 풍겨져 오는 감성은 많이 느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서촌에 가는 이유는 예술과 문학을 공부하려고 간다.


서울 내부에 독립서점을 리써칭해보자. 보통 홍대와 상수동 사이에 있는 망원동과 서촌, 그리고 북촌이 언급된다.


다만 망원동은 기존 홍대 상권에 있던 상가와 가게가 비싼 임대료로 젠트리피케이션화 되어 상권이 확장된 사례이다. 그래서 서촌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이고 고유의 독립서점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으므로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흔히 재개발로 인해 서촌 또한 많은 몸살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다만 중요한 점은 이렇게라도 우리 젊은 사람과 많은 대중들이 서촌을 찾는 이유를 요악하면 말이다. ‘그 감성이 깃들고 머문 곳, 그리고 골목 그 자체가 예술인 곳’


3. 서촌에서 사유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문화생활을 갈구하는 나에게 최적인 질문이었지. 처음에는 경복궁 자락 따라 따릉이를 타면서 멀리 구경하는 방법을 찾고는 했는데 이는 날씨가 무척 좋은 날에 만 허용되는 부분이며, 그저 서촌 곳곳에 있는 독립서점을 찾아다니며 그 안에서 사람들의 체취가 있는 장소를 찾으러 떠난다.


내가 자주 방문했던 책방이 있는데 ‘역사책방’이라는 고즈넉한 느낌의 독립서점이다. 가는 길에 옆으로 다양한 책방들이 존재한다. ‘라책방’과 ‘더북소사이어티’, ‘보안책방’, ‘올댓큐레이팅’, ‘부쿠엠’ 등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그러한 책방들이 즐비하더라.


하지만 내가 이 역사 책방을 고수하는 이유는 딱 하나이다. 외관이 그렇게 뚜렷하지는 않지만 밖에서 지나가다 보면 보이는 예쁜 궁서체 글귀가 내 마음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시콜콜한 오후 4~5시 사이에 맑은 봄 햇살을 바라보며 서촌 골목 풍경을 바라보면 나의 마음 또한 구름 위로 날아갈 듯한 느낌이더라.


입구로 들어서면 창문에 비친 이 글귀를 볼 수 있다.


서촌 풍경_ 역사 책방 / 윤후명

길을 흘러가는 젊은이들

역사책방 앞에서

역사가 무엇인지 바라본다.

(여기서 역사란, 서촌의 역사를 의미한다.)


그 옆길 보안여관에서는 젊은 시인의

목소리가 무엇인가 주워 담으며

‘시여, 침을 뱉으라’고 읊는다


이 골목에서 역사와 예술은 꽃 피었는데

내가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찰나의 삶을 몸부림쳤으나

모든 것이 떠돌다 간 다음

모든 것이 흐르다 간 다음

나는 역사 속에서 무엇을 찾으려 했을까.


이 외에도 독립서점 내부에는 서촌을 대표하는 ‘골목’, ‘예술’, ‘향연’, ‘심연’, ‘문학’, ‘문화’라는 대표적인 글귀를 자주 볼 수 있다. 이 또한 내 마음을 벌써부터 자극하고 어디론가 이동하도록 안내하였다.


*현재 서촌 마을 관련 '고즈넉한 마을에 숨결 넣어주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일부 내용입니다. 다소 우리가 알 수 있는 서촌 마을에 대한 풍경과 내용에 대해 객관적 서술이 아닌 주관적인 서술이 기입되어 있으므로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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