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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옥 Aug 12. 2024

못생긴 가지

며칠전 시장할머니가 한더미 준 선물

며칠전 전통시장을 갔다. 땅콩을 사기위해.  시장에서 물건 사는일은 일년에 한두번 정도? 있을까말까하는 일이였지만 최근 땅콩을 사러 시장가는 일이 드물게 이루어졌다.

왜냐하면,

그곳 땅콩이 맛있기 때문이다. 거친손으로 한됫박 수북히 담은 1만원짜리 땅콩은 할머니가 직접심었고 직접볶아서 내어온 땅콩이라 일반인이 볶아낸 모양새로 서툰 상품이라 더욱 정이 갔다.

그래서 그곳을 찾나보다.


이번에 옆집할머니가 급히 나를 부르신다. 손을 휘이 저으며

그곳에서 물건도 사지 않았는데 나이든 나에게 "새댁!!"이라고 하면서  어리둥절 설마 난 아니겠지 하며 두리번 거렸지만 그 시장통 거리에는 여자가 나밖에 없었다.

  "저요?""응""왜요?""응,이가지 다 가져가서 해먹어""뭘해먹어요?""쪄먹든,볶아먹든,지져먹든,맘대로해봐""공짜로 받는건 싫은데요?""난 돈안받을래"하며 내손에 얼른 검은봉지를 걸어둔다.


그렇게 검은봉지속에 든 가지를 차에 실고 집으로 데리고와서 그냥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오늘 아침 검은봉지가 눈에 띄었다. 뭐지? 아,가지?응 그거구나..하며 검은봉지를 열어 젖혔더니 아기고추같은 가지가 수십게 엉키고 섫켜 뒤엉켜져 있었다.

모두 가느다란 모양이였닺

마트에서 샀을때는 크고 통통한 잘생긴 가지들이라 분리할때도 칼집을 여러번 내야 했지만 이번가지들은 한번만 내도 손쉬운 모양태를 지녔다.

흐물흐물한 행색을 한 길고 가느다란 가지를 한두번 잘라낸 뒤, 쪄서 참기름간장에 묻혀 먹기로 맘먹었다.


질길것같은데?하며 요리하기전 끓고있는 가지담은 그릇을 바라보며 핸드폰을 찾는다.

그당시의 기억을 리폼하기 위한 나의 행동.

지금 이순간이다.


맛있게 무쳐서  마음으로 건네준 할머니의 가지선물을 빛나게 만들어 주어야 겠다는 생각.


할머니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나이든 새댁이~


하지만 그당시 검은봉투속을 열어봤다면 나는 극구

다른사람에게 드리라고 양보했었을것이다.

그래도 나는 젊고 싱싱한 활기차게 보이는 가지형태가 좋은가보다. 진상을 모르고 맛있게 먹어보는 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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