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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옥 Sep 20. 2024

새벽시간

비내리는 소리

지금은 새벽4시48분 잠은 더 이른시간에 깨어 있었지만 너무 반가운 빗방울소리에 나도 모르게 몸이 일으켜졌다.

비가 내리는 창가를 바라보고 싶어서 였다.


창밖을 훤히 내다보고 싶었지만 내 작업실 방의 창문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진을 치고 있어 훤하게 밖의 풍경을 내다보지 못한다.

아쉽지만  어두컴컴한 분위기속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뒤돌아서 듣는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빗방울이 창틀쪽으로 내리 꽂으며 따다닥하는 소리를 냈다.

나보고 뒤돌아 앉으라는건가?

일단 그 반응적 소리가 내귀에 좋게 들렸다.

하지만 돌부처인양 뒤돌아 앉아있는 내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왜냐하면


난 지금 브런치에 글을 쓰고있는 중이기때문이다.

그순간을 떨쳐놓고 다시 뒤돌아보기에는 때를 놓친듯하다.


생각을 하기위해 가만히 글쓰는 손길을 멈추자

빗방울의 소리도 작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창틀에 따닥하면 내는 소리는 애처롭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냥 나는 이렇게 해석하기로 했다.

나를 한번만 더 바라봐줘

그럼 내가 행복할것 같아

라고 말하는 잎으로 둘러쌓여 훤한 창밖을 바라보지 못하는

그답답한 공간이 나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있는 중이라고.


그래 내가 한번만 더 뒤돌아 바라봐줄께.

하지만 나에게 더이상의 답답함은 제공하지 말아줘


나는 이렇게 무언의 답변을 시도하며 글쓰는 작업을 내려놓고 뒤돌아 빗소리에게 답답하게 펼쳐져있는 벌레가 갉아먹어버린 나뭇잎을 바라보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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