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손에 쥐어진 코발트블루 물감은 밑색을 무시하고 선을 마구 그어댄다.
처음엔 이거 난감하군
하고 생각했지만 이내 나는 작심하고 선을 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어쩐일인가?
마구 짧게 그어된 선들이 전체 그림을 휘 덮으며 나의 눈을 의심케 했다.
뭐지?
좋은데? 일단 심심하지 않아. 지루하지않아. 평면이지만 평면같지 않아. 분할된 면마다 코발트 블루의 짧은 선들은 나름 질서가 잡혀있었다.
길고짧은 선들이 불규칙하게 나래비를 세운듯한 짧은선은 내몸속에서 나온 순발력있는 에너지의 연결선이다.
의식하지 않은 무의식의 선들이 이리저리 나래비서있지만 그 불규칙속의 규칙을 보며
나는 나름대로 조화가 있다고 생각했다.
완성이 어찌 끝날지는 모르지만 딱!!정량의 에너지만 사용한 티가 나서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