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때때로 모두가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이는 타인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나의 좁은 잣대로 섣불리 판단하고 비난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사회적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모순을 경험하며 숨 쉬고 있다. 이기심과 이타심, 선과 악이 한데 뒤섞인 불안정한 존재, 그것이 바로 인간의 본질이며 원시적인 본능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관계를 갈망하지만 동시에 그 관계로부터 거리를 두려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역설을 품고 살아간다.
나 역시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편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오히려 벽을 치며 멀어지는 성격 탓에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러한 성향은 태생적인 것이라 생각했고,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다. 마치 평생토록 굳게 닫힌 진실의 문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면의 불안정성 속에서 오히려 사회와 인류애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부터 타인에게 무관심한 듯 보이는 작은 짐승의 폭력성을 내재하고 있다. 격렬한 흥분이 폭발할 때, 그 분노를
상대방에게 향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인간은 이처럼 혼란과 분노에 쉽게 휩쓸리는 나약한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진정한 의미의 '홀로 서기'란 고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자신을 마주하는 용기를 뜻한다. 자신의 불안정성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공간을 지키면서도 서로에게 이타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그 경험들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어 나간다. 서로의 벽을 허물고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타인의 고독을 존중하면서도 기꺼이 손을 내미는 것. 이 과정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가장 현명하고 아름다운 행동이 아닐까. 진정한 관계는 서로의 고독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불완전함 속에서 완전함을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