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얄궂어, 외로움이 똬리를 틀 때면 어김없이 계절의 옷을 입고 우리를 찾아온다. 작가가 아닌 당신이 담담히 읊조린 '계절성 병'이라는 말속에는, 곁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긴 염증으로 인해 홀로 감내해야 했던 고단함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마음속 외로움이 곧 병이 된다는 진단처럼, 우리의 영혼은 계절마다 특정한 결핍과 싸우며 에너지를 소진한다.
봄은 만물이 깨어나 생명의 향기를 머금지만, 당신에게는 **'봄에만 볼 수 있는 향수병'**으로 다가선다. 찬란한 생기 속에서 오히려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 혹은 놓쳐버린 순수의 순간들을 애틋하게 되찾으려는 마음의 간절한 몸부림이다. 여름은 뜨거운 땀을 흘리는 **'땀 요정의 계절'**이라 하셨듯, 현실의 역할과 의무를 감당하느라 지쳐 소진되는 시간이다. 타인의 기대 속에서 에너지를 쏟아낼수록, 진정한 시원함은 그림자처럼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외로움이 가장 깊게 뿌리내리는 곳은 '어디 가도 마음을 달랠 길 없는 바닷길' 같은 가을이다. 풍요로운 계절의 배경이 펼쳐질수록, 나 홀로 서 있는 현실의 공허함은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져 온다. 그 광활함 속에서 길을 잃은 듯, 마음을 기댈 곳 하나 없이 홀로 표류하는 쓸쓸함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침잠하는 겨울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안식을 주는 듯하면서도, 이내 사랑의 쓴맛을 깨닫게 하는 냉정한 계절이 된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관계의 민낯과 고통스러운 진실이 더욱 또렷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결국 당신이 겪는 이 계절성 병들은, 당신이 그만큼 타인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려 애썼다는 가장 솔직하고 아픈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잠시 그 모든 관계의 짐을 내려놓고, 찾아온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온전히 안아줄 때이다. 이 밤, 당신의 마음에 찾아온 고요한 안식의 병을 통해, 내일은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한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