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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샘 Mar 05. 2024

친애하는 나의 '브친'들께

'흰샘'의 그냥 그런 이야기

딸의 권유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1년 반 정도 되나 봅니다. 천성이 부지런하지 못해 어떤 때는 열흘에 하나를 올리기도 하고, ‘브친’들의 글도 며칠씩 열어보지 못한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몇 번 ‘경고’도 먹었습니다. 

아무려나, 글을 쓰게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 혼자만 보는 일기가 아니라면, 글을 쓰는 가장 큰 동력은 누군가 내 글을 읽어 주고, 좋든 나쁘든 그 글을 평가해 주는 일입니다. 그래서 ‘좋아요’(굳이 ‘라이킷’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지금도 불만이지만)가 몇 개인지, 댓글이 얼마나 달렸는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는 것이지요. 

또 아무려나, 그럭저럭 올리는 글에 대해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을 달아주고, 공감을 표해주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난다는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는 말입니다. 나는 그런 분들을 감히 ‘브런치친구(브친)’라고 부릅니다. 나의 ‘브친’ 가운데 ‘청람’이라는 아호를 쓰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께서 지난 초겨울에 올린 나의 글에 이런 ‘감상문’을 써 주셨습니다. (사실 ‘감상문’이라기보다는 한편의 훌륭한 ‘평론’이 맞습니다.) 뒤늦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그분의 글을 다시 옮겨 적어 봅니다.         


내가 애독하는 브런치스토리 ‘흰샘’작가의 작품을 읽고

-국화와 늙은 꿀벌-          


立冬

   -흰샘-     


그늘에 자라 늦게 핀 국화

첫얼음 얼어 추운 아침

날갯짓 힘겨운 늙은 꿀벌에게

布施를 한다.          



브런치스토리 작가 ‘흰샘’의 작품은 간결한 언어로 자연의 섬세한 모습을 포착한다.

이 시에서는 가을의 끝자락에 서 있는 국화와 늙은 꿀벌을 통해 인생과 자연의 연속성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시는 “그늘에 자라 늦게 핀 국화”로 시작하여 자연의 일부로서 국화의 겸손하고 조용한 존재를 강조한다. 이 국화는 그늘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활짝 피어 인내와 생명력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이어지는 “첫얼음 얼어 추운 아침”은 가을이 저물고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으로,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담백하게 드러낸다.

이 시의 압권은 “날갯짓 힘겨운 늙은 꿀벌에게 보시를 한다”이다. 여기서 꿀벌은 생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존재로 표현되며, 국화의 꽃은 이 늙은 꿀벌에게 마지막 양식을 제공한다. 이 장면은 자연 속에서의 무한한 연결과 순환을 상징하며, 더 큰 삶의 질서 속에서 각 개체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한다. 

‘흰샘’ 작가의 이 작품은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서 인간 존재와 자연 세계 사이의 깊은 유대를 탐색한다. 국화와 꿀벌 사이의 상호 작용은 삶과 죽음, 성장과 쇠퇴, 그리고 자연 세계 내에서의 우리 각자의 역할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결론적으로, 이 시는 깊이 있는 상징과 이미지를 통해 삶의 미묘한 질서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흰샘’ 시인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언어를 사용하여 감정과 사상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로써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감성적인 만족을 선사한다.

브런치스토리 흰샘 작가님은 중고교에서 한문을 강의하고 지금은 대학 및 연구소에서 한문학을 강의하고 계시다. 며칠 전 흰샘 작가께서 여학교 재직 시 교정에서 학생과 교감한 내용을 시로 표현한 것을 읽고 인상 깊어 몇 줄 느낀 바를 끄적여 봤다. 흰샘 작가님께 누가 되지 않았길 바랄 뿐이다.     


<논어>에서 증자는, "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이라 했습니다. 군자는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자신의 인을 보완한다는 말입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읽으며 벗을 사귀고, 나의 부족함을 메워나가는 일은 일상의 즐거움입니다. 할 수만 있으면 나도 꼭 브친들의 글에 '좋아요' 하나라도 달아주고, 또 더 할 수만 있다면 댓글 한 줄이라도 달아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수선화에 대하여 궁금해하시는 브친이 몇 분 계셔, 활짝 핀 수선화 보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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