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샘의 옥상텃밭 이야기
지난번에 커피찌꺼기로 거름을 만들어보겠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커피전문점 앞에 매일 쌓여있는 커피찌꺼기를 가져다가 깻묵과 버무려 1주일 동안 관찰한 ‘관찰일기’를 쓴 것 말이지요. 그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1주 후: 잘 익은 포도주 냄새가 난다. 흰 곰팡이가 가득하여 전체적으로 뒤집어 주었다.
2주 후: 포도주 냄새 같기도 하고 메주 띄우는 냄새 같기도 하지만 나쁜 냄새는 아니다. 골고루 뒤집고 물을 좀 뿌려 주었다. 발효가 되느라고 열이 나는지 김이 모락모락 난다.
3주 후: 분명 잘 띄운 메주 냄새다. 장갑을 끼고 골고루 섞어주는데 발효가 되면서 열이 나 따끈따근하다.
4주 후: 드디어 잘 발효된 거름 냄새가 난다. 꽃삽으로 떠서 화분에 골고루 뿌려주었다. 그러고도 또 한 통이 남았다. 거름 부자가 되었다.
이상이 한 달 동안의 관찰일기입니다. 혹시 곰팡이가 피고 (나쁘게) 썩어서 다 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잘 발효가 되어서 훌륭한 거름으로 태어났습니다. 용기백배하여 다시 커피찌꺼기를 가져다가 깻묵과 섞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거름을 살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올 농사(?)는 커피찌꺼기를 이용한 거름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